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9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9

3%대 소지자물가 상승률 이어졌을지 관심

내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부동산 시장과 소비자물가 상황이 연이어 발표된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등의 억제 정책 속에 부동산시장이 어떤 흐름을 가져갔을지와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졌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내달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연다. 현재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올해 공급계획을 점검하며, 투기 조사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작년 10월부터 본격화된 집값 하락세가 계속 이어졌다면 또다시 이를 확실한 안정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1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 주택시장에 대해 매매 가격 하락에 따라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동시에 준전세·준월세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서 KDI는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지속,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전년 대비 9.9% 상승하면서 2006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해 4분기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분기(2.8%)보다 낮은 1.8%의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거래 자체도 줄었다. 지난해 10~11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14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32.0% 감소했다. 최근 3년 평균치(18만1000건)와 비교해도 21.2% 급감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준공 물량은 월평균 4만 1000호로 23.9% 증가했다. 주택 인허가 실적은 2만 5000호로 25.5% 감소했고, 착공 물량은 5만 2000호로 52.4% 큰 폭 늘었다.

또 지난해 4분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9만 1000호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분양 물량은 12만 9000호로 26.7% 늘었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22만 5000호다.

주택 임대 시장과 관련해서는 입주 물량이 증가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준월세 및 준전세의 가격 상승 폭은 확대됐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지난해 전국 주택 전세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6.5% 올랐다. 반면 같은 해 4분기 가격 상승률은 전분기(2.0%)보다 낮은 1.3%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1.5%)과 지방 5대 광역(1.1%)시의 상승 폭이 모두 축소되는 추세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1.8%), 오피스텔(0.8%), 연립주택(0.9%) 순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변동금리대출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4

앞서 지난 19일 홍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들이 내놓은 부동산공약에 “어렵게 형성된 안정화 흐름을 훼손되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내 중요한 주택 공급 수단”이라면서 ‘재개발·재건축 신속협의제’ 도입과 용적률을 500%까지 높일 수 있는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윤 후보는 기존 추진 중인 GTX A·C 노선을 경기도 평택까지 확장하고 D·E·F 노선은 신설해서 수도권을 ‘30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교통망 확충에 따른 수혜지역은 경기도 김포와 수원, 하남, 인천 등 사실상 수도권 전체다.

두 후보가 발언한 공약은 일시적으로는 잠시 집값이 오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안정시킬 방안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의 공약은 서울권에 재개발·재건축을 풀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며, 윤 후보의 공약은 서울권에 집중된 인구분포를 수도권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효과를 주므로 역시 공급과 수요에 도움을 주게 돼 결과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홍 부총리는 두 공약이 오히려 집값 안정에 방해가 된다는 진단을 내놓으며 빈축을 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두 후보 모두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그게 왜 집값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근거도 없는 미친 발언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대출규제로 돈줄을 죄니 시장 매수세가 줄면서 증가세가 꺾인 것이지, 마치 집값이 잡혀 있는데 방해된다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현 부동산 시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그 본질을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문재인 정부가 가장 실패한 이유가 재건축을 묶어두면서 공급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건축을 허용하면 일시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이 되므로 집값이 안정되는 것이 이치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은 공급이 된다는 신호만 보내줘도 안정이 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음에도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를까봐 걱정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기 과천의 관악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단지. ⓒ천지일보 2021.12.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기 과천의 관악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또한 통계청은 내달 4일 올해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작년 10월부터 이어진 3%대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졌을지가 관심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3.2%, 11월 3.8%, 12월 3.7%를 기록 중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인상률은 상반기 3%대를 보이다가 하반기에는 2%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같은 날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연다. 석유류 가격을 점검하고 가격담합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 의지를 재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3일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이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p) 올렸다.

주상영 금통위원 1명만 기준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낸 만큼, 당연히 회의에서 ‘매파(통화 긴축·금리 인상 지지)’ 의견이 우세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금통위 의사록을 통해 금통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압력,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 오미크론 확산 등 코로나19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어떤 입장을 갖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평균 전 전통시장(26만 2,645원)이 대형마트(34만 1,859원)에 비해 7만 9,214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지일보 2022.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평균 전 전통시장(26만 2,645원)이 대형마트(34만 1,859원)에 비해 7만 9,214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지일보 20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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