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특별법안’ 국회발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1.12.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특별법안’ 국회발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1.12.28

“집값 자극, 심각한 우려” 견제

홍남기 “어렵게 형성된 안정화 흐름 훼손 안돼야”

전문가 “공약이 집값안정 방법인데 헛소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가 여야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억지로 잡아놓은 집값 하락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현재 어렵게 형성된 집값 안정세가 훼손을 줄 수 있다고 집중 견제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오히려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집값을 더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임에도 정부의 반응은 고개를 절로 돌리게 만든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집값이 잠시 하향세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을 마치 집값이 안정화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몇 달째 계속 같은 진단을 내놓고 있는 것에 시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그럼에도 정부는 오히려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어렵게 만들어놓은 집값 안정화 흐름을 훼손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형국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1월 들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선거 과정에서의 대규모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어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특이 동향에 대해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안정은 여야 그리고 현정부, 차기정부를 떠나 추구해야 할 공통의 지향점”이라며 “어렵게 형성된 안정화 흐름이 훼손되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재건축 규제완화 방침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대 방안을 각각 내놨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대선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으로 집값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사전에 차단하려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곧 이번 대선이 이른바 ‘부동산 민심’에 좌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라 주요 대선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 완화 등 공약을 내놓는 것에 정부가 우려를 표하며 일종의 경고나 제동을 걸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를 찾아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내 중요한 주택 공급 수단”이라면서 ‘재개발·재건축 신속협의제’ 도입과 용적률을 500%까지 높일 수 있는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윤 후보는 12일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존에 추진 중인 GTX A·C 노선을 경기도 평택까지 확장하고 D·E·F 노선은 신설해서 수도권을 ‘30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교통망 확충에 따른 수혜지역은 경기도 김포와 수원, 하남, 인천 등 사실상 수도권 전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9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9

두 후보가 발언한 공약은 일시적으로는 잠시 집값이 오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안정시킬 방안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의 공약은 서울권에 재개발·재건축을 풀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며, 윤 후보의 공약은 서울권에 집중된 인구분포를 수도권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효과를 주므로 역시 공급과 수요에 도움을 주게 돼 결과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두 공약이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될 수 있음에도 오히려 집값 안정에 방해가 된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공급을 더 늘려 확고한 안정세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17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와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른다는 소리가 다시는 안 나오게 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대선후보의 공약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국토부 장관은 공급이 부족하지 않도록 더 늘리겠다고 말해 부처 간에도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두 후보 모두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그게 왜 집값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근거도 없는 헛소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정부가 대출규제로 돈줄을 죄니 시장 매수세가 줄면서 증가세가 꺾인 것이지, 마치 집값이 잡혀 있는데 방해된다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현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문재인 정부가 가장 실패한 이유가 재건축을 묶어두면서 공급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건축을 허용하면 일시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이 되므로 집값이 안정되는 것이 이치다. 따라서 홍 부총리의 발언은 정말 잘못 짚은 발언이다”고 꼬집었다. 또한 “집값은 공급이 된다는 신호만 보내줘도 안정이 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음에도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를까봐 걱정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잠깐 맞춤식의 부동산공약은 오히려 시장에 혼란만 주게 되므로 일관성이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9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9

이날도 홍 부총리는 최근 집값 하락세를 보이는 점을 부각하며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1월 둘째 주 주간동향으로 봐도 서울에서 하락세를 나타낸 기초지방자치단체가 4개로 확대된 가운데 한강 이북지역에서 1년 반 동안의 가격 상승세를 종료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그는 “매매수급지수도 전국·수도권·서울 모두 매수자 우위를 유지하며 6주 연속 동시 하락했는데 이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 이후 최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도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향후 시장 여건 역시 부동산시장 하향 안정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40% 올라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8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 중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9.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