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DB

친문계 의원들, 연이은 비판

이재명 측 “정치적 의도 없어”

“송 대표가 과하게 발언한 것”

전문가 “완전한 원팀 힘들 것”

[천지일보=윤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친문계에서 반발에 나서며 ‘원팀’ 기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13일 정치계에 따르면 송 대표는 MBC ‘뉴스외전’에서 “민주당은 대표가 송영길로 바뀌었고, 이재명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며 “거의 기소돼서 죽을 뻔했다. 장관을 했느냐, 국회의원을 했느냐”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한 것도 아닌데 정권 교체라는 감정적 보복 심리에 의존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서 정권 교체를 주장하며 민주당과의 연합을 반대하자, 이 후보의 당선 또한 ‘정권 교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한 것이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해 10월에도 “이재명의 당선도 정권 교체”라며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총리나 각료나 핵심 역할을 했던 분이 아니다. 경기지사로 지방 행정을 했고 핵심 주류 그룹이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7

◆친문계 의원들 반발

그러나 당내에선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한 발언이 도리어 내부 갈등을 일으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는 ‘원팀’ 행보로 이낙연 전 대표와의 경선에서 남아있던 앙금을 봉합하려 했으나 이번 송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다시금 지지층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적어도 민주당은 차별화 같은 선거전략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 사실과 다르게 평가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며 “그래야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도왔던 김종민 의원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후보가 문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니 도대체 이런 왜곡이 어디 있나. 민주당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송영길 대표는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친문계 신동근 의원은 “당 대표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송 대표의 뜬금없는 발언은 당의 단결을 저해하는 뜨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영찬 의원도 “문재인 정부에서 이재명 후보를 탄압했다는 송영길 대표님의 말씀은 아연실색”이라며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 같은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서초구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산업 분야 정책 공약을 발표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서초구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산업 분야 정책 공약을 발표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선 긋기 나선 李 측

이 후보 측에서는 해당 발언에 선을 그으며 논란 일축에 나섰다. 이 후보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 얘기를 하시다가 약간 지나치신 것 같다”며 “약간 (도를) 넘으신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다”며 “송 대표는 일부에서 이재명 후보의 집권이 정권 교체가 아니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자 상당한 성격의 정권 교체 의미가 있다고 전하려다 과하게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에서 어떤 문제가 있어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송 대표의 발언이 원팀 기조에 큰 균열을 만들지는 않겠지만 최근 제보자 사망 사건 등 논란이 더해지면서 지지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명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여론조사 결과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쟁점화시키지 않고 힘을 합쳐 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내 ‘이재명을 나의 대통령 후보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는 당원들이 있다. 완전한 원팀이 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더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일어난 의문의 사망 사건 같은 것들도 더해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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