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카드사 5곳 평균금리 14%대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카드론 금리가 한 달 새 1%p 급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와 한은의 기준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카드론은 은행권 신용대출이 힘든 중·저신용자의 급전 조달 창구로 쓰이는 만큼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와 NH농협은행을 포함한 8개 주요 카드업체 가운데 5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10월보다 0.04∼0.99%p 상승했다.
카드사별로 삼성카드가 10월 평균 13.73%에서 지난달 14.72%로 0.99%p 카드론 금리를 올려 최대 인상 폭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13.13%에서 14.09%로 0.96%p 올랐고, 국민카드는 0.43%p 오른 14.24%로 집계됐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도 각각 한 달 새 0.13%p, 0.04%p씩 금리가 올랐다. 반면, 우리카드와 NH농협카드는 카드론 금리를 0.01∼0.02%p씩 내렸고, 신한카드도 지난달 평균금리를 0.39%p 내린 12.74%로 조정했다.
이들 8개사 중 10월 카드론 평균금리가 14%를 초과한 곳은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두 곳뿐이었으나 지난달 삼성카드, 현대카드, 국민카드까지 더해 다섯 곳으로 확대됐다.
카드론 금리 상승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함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카드론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했다.
카드론에 DSR을 적용할 경우 카드론 취급액이 20∼30%까지 줄게 된다. 카드론이 주 수익원인 카드사 입장에서는 카드론 금리를 올려 수익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카드론을 이용하는 대부분이 중·저신용자인 만큼, 금융 취약계층의 금리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카드사별 카드론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는 10월(776∼804점)과 비슷하게 777∼804점이었다. 표준등급(각사의 고객등급을 부도율에 따라 표준화한 등급체계) 1·2등급에 속하는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8개사 가운데 6개사에서 0.12∼0.89%p 올랐다. 신한카드는 10.50%에서 9.95%로, 우리카드는 8.83%에서 8.11%로 각각 내렸다.
우리카드의 1·2등급 이용자 금리가 유난히 낮은 것은 나머지 카드사보다 신용점수가 평균 100점가량 높은 탓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점쳐지고, 카드채 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문제다.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게 된 취약차주가 불법사금융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