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으로 정권 교체’가 49.7%, ‘여당의 정권 재창출’이 34.8%를 보였다. 이처럼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여론이 높은 가운데 정작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 중인인바, 당 선대위 구상과 관련된 것으로 그 중심에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서 있다. 선대위 인선과정에서 당대표를 패싱했다는 변명 등으로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윤 후보는 이 대표와 화합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울산에서 회동한 것이다.
그 불협화음들이 여론에도 영향을 미쳐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 35.5%, 윤석열 후보 34.6%로 근소한 우세를 보였고, 조선일보·TV조선이 11월 29~30일 공동 의뢰한 ‘4자대결’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 29.3%, 윤 후보 35.6%로 윤 후보가 오차 범위를 넘어선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과 선대위 지연 구성은 물론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마이너스 요인이라 하겠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의하면 평상시에는 당대표가 당무를 총괄 집행하지만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후보에게 ‘당무우선권’이 주어진다. 이는 후보 중심으로 전략을 짜고 공약을 만들어 대선 승리를 이끌기 위한 것으로 당무우선권이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힘 선대위 결정 등 당무에 있어서 주도권은 이 대표가 아니라 윤 후보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이 패싱했다는 점은 후보의 당무우선권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당헌을 바로 이해한다면 그러한 말은 안 나왔을 것인데, 어떻게 보면 이 대표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하간 당무우선권 조항으로 인해 사단이 일어났다. 이 대표가 이런 이유 등으로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으로 잠적했기 때문이다.
당무를 거부한 그 와중에도 이 대표는 부산 사상구에 지역구를 둔 장제원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는 것인데, 장 의원이 윤 캠프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아무 직책도 없고, 스스로 백의종군을 밝힌바 있다. 그런 까닭에 장 의원이 사무실에 없는 사이 기습방문한 것은 무슨 의미인지 아리송하다. 어쨌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갈등의 고리를 풀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원톱의 지위에서 주도하게 됐다니 당으로서는 다행이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당권을 완전 장악했다. 이 후보가 말한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뜻에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전권을 이 후보에게 넘긴 것이다. 대선에서 후보 외에 정당 소속 국회의원, 관련 정치인들은 조력자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이 대표가 나름 할 말도 많겠지만 앞으로는 말을 아껴야 한다. 그것은 윤 후보나 이 대표에게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당대표는 경륜과 노련미가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