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연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발탁한 1호 영입인사다. 군 출신으로서 우주항공 전문가인 30대의 워킹맘으로 소개됐다. 각 대선후보들이 앞 다퉈 젊은 층 표심을 잡기 위해 이른바 ‘MZ세대’ 영입에 발 벗고 나선 상황에서 조 위원장의 발탁은 신선했다. 또 그만큼 여론의 관심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군 출신으로서 우주항공 전문가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는 일은 사실 큰 모험과도 같다. 전문 영역이 전혀 다를뿐더러 자칫 소모적 정쟁에 희생되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조 위원장이 자신의 결심으로 정치권에 들어왔으니 그 신선함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런데 갑자기 말들이 많아졌다. 조동연 위원장을 둘러싼 사생활 논란이다. 자신의 아이 친부 문제부터 이혼 등의 지극히 사적인 얘기가 여론을 뒤덮고 말았다. 이에 대해 마음고생이 얼마나 많았던지 조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제 개인적 사생활로 인해 많은 분이 불편함과 분노도 느꼈을 텐데 너무 송구하고 죄송스럽다”는 말까지 했다. 겉으로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조 위원장의 사적 영역과 이재명 후보 선대위의 공적 영역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게다가 조 위원장은 선거에 나설 후보도 아니다. 그럼에도 조 위원장이 스스로 사과를 했다는 것은 그 만큼의 폭발력 있는 얘기들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는 뜻이다.
누구든 결혼과 이혼 등 사적인 문제로 공론장에서 검증되거나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사적인 것은 사적인 것으로 보호해 줄 때 공론장은 더 튼튼하고 건강해진다. 그렇다면 조동연 위원장의 사적인 영역은 지금 공론장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조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 것뿐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 위원장이 자신의 사생활 논란으로 사과를 할 이유도 없다. 최소한 원론적으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치의 영역’은 다르다는 점을 조동연 위원장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한 쪽이 상대방 쪽을 무너뜨려야 이기는 구조다. 그렇다면 상대방을 향한 무차별적 공세는 피할 수 없다. 정치권 안팎의 몰상식과 왜곡이 비일비재한 이유다. 조 위원장도 지금 그 한복판에 들어선 것이다. 앞으로도 걷잡을 수 없는 비난과 왜곡이 판을 칠 것이다. 조 위원장이 말한 국민적 분노와 불편함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모른다. 다만 그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당당하게 버텨내든지 아니면 이쯤에서 사과를 하고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누구보다 조 위원장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렇다. 어물쩍 넘어가는 것은 최악이다. 그것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는 모든 사람들의 운명이다. 슬프고 창피하지만 그것이 운명이라면 조 위원장도 피하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