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국민의힘 안팎에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천지일보 2021.10.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국민의힘 안팎에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천지일보 2021.10.2

野, 사퇴 고리로 특검 수용 압박

대장동 공세 약화에 대책 고심

“지지율 관련 대책 마련 필요”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아들이 화천대유 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 논란이 거세진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민심 수습에 나서고 있다. 반면 여권은 꼬리 자르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곽 의원은 전날(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연일 저와 제 아들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마음이 참 무겁다”면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만 커질 뿐 불신이 거둬지지 않아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가 어려워져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곽 의원이 사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곽 의원의 사퇴를 고리로 더불어민주당에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장동 의혹에는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곽 의원의 논란으로 대장동 공세 수위가 약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도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위한 결기 있는 판단에 머리 숙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곽 의원의 사퇴 결단을 높게 평가하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특히 원 전 지사는 대선 캠프에 화천대유 TF를 만들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원 지사 캠프 TF는 3일 논평에서 “천화동인을 모른다는 취지의 이재명 지사의 주장은 믿을 수 있는 것일까”라며 “이 지사는 화천대유도 최근 재판 과정에서 알았다고 하다가, 2015년에 본인 스스로가 결재한 보고서에 ‘화천대유’ 이름이 버젓이 나타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는가. 이 지사나 천화동인을 모른다고 잡아뗄 수 없다”고 직격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3

윤 전 총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다”며 “‘설계 내가 했다’며 자랑까지 해놓고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나자 말을 모두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검은 받기 싫다면서 합동수사본부는 받겠다고 한다. 꼬리 자르기 식 수사라도 기대하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이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라며 “실무자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면, 다음 수사는 당연히 설계자 이 지사로 향해야 한다. 지난 금요일 국감에선 권순일 전 대법관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재판 거래를 의심할 만한 구체적 정황도 제시됐다”고 주장하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곽 의원의 사퇴가 꼬리 자르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진욱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입사 6년 만에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일반인은 만져 볼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이라며 “대장동 개발 사업이 국민의힘 발 법조 게이트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곽 의원도 아들 퇴직금 50억 원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곽 의원의 사퇴로 2030 세대를 포함한 민심 이반을 수습할 계기를 마련했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던 2030의 지지를 잃지 않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곽 의원 아들 논란으로 대장동 공세가 약해지고 2030의 지지율이 빠질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서 민심 이반을 막고 이 사건의 몸통을 밝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희곤 간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노트북에 붙인 채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희곤 간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노트북에 붙인 채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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