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최악 대참사가 빚어졌다. 2011년 피랍 삼호주얼리호의 한국인 8명을 포함 선원 21명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시켜 세계적 찬사를 받았던 한국군 사상 첫 전투함 파병부대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승조원 301명 중 247명(82%)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파병 5개월간 백신접종은 한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간 미국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랑스 항모 샤를 드골호 등에도 감염 사태가 있었지만 백신 개발 이전으로 확진자도 40%를 넘지 않았다.

그동안 군은 해상에서 백신 부작용 대처도 어렵고 백신제조사가 해외 반출을 제약하고 있다고 했지만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정은경 관리청장은 “제약사와 협의해 백신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결국 해외파병 군인들에 대한 정부의 백신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마치 남 말하듯 군 수뇌부만 질책하고 있는 것도 황당한 일이다. 거기에 방역은 뒷전이던 정부가 특수작전명까지 노출하면서 실시간으로 청해부대원 수송상황을 홍보하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틈만 나면 북한에 백신을 보내자고 했던 정부다. 그런데 백신 300개를 못 보내 이런 엄청난 전력 손실을 유발했다는 것은 정부와 군의 무지와 안이함이 부른 참사임을 방증하고 있다.

백신접종 예약도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두 차례 백신예약 사이트 불통이 빚어지자 질병청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지만 20일 53~54세 대상 사전예약은 또 종일 불통이었다. 지난 12일 14일 두 차례 시스템 오류를 겪고도 16일에야 서버 증설 입찰공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고, 8월 중순까지 시스템 먹통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백신수급은 불안정하고 백신예약 사이트 오류는 언제 정상가동 될지 알 수 없고, 북한은 챙기더니 정작 이역만리 해외파병 장병은 코로나에 방치하고, 군인 수송작전명을 버젓이 홍보해 전력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련의 행태는 할 말을 잃게 한다. K방역의 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이 나라의 통치자라면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사태에 책임지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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