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제공: 농협) ⓒ천지일보 2020.8.29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

농민 배당금 1500억 감소

6월 중간배당 가능성 있어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2020년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총액 비율)을 20%로 사실상 결정했다.

농협금융은 26일 이사회를 개최해 배당계획을 포함한 ‘2020년 결산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승인(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이를 최종 확정한다.

다만 주총에서 이사회의 의결사항이 대부분 그대로 승인되는 만큼 배당성향의 축소는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5대 금융지주와 외국계 은행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불확실성을 이유로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할 것을 권고했다. 예년보다 금융지주와 은행이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요지다.

이에 KB·하나금융지주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뒀음에도 배당성향을 20% 축소하면서 배당금을 16~20%가량 깎았다. 우리금융지주와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도 배당성향을 20%로 결정했다. 신한금융지주만 금융당국 권고를 넘어선 22.7%로 배당성향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농민에게 돌아가야 할 배당금 1500억원이 증발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금융은 배당금이 모두 농협중앙회로 들어가는데, 중앙회는 이 자금을 전국 농협 조합원인 농민들에 배당하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에게 받은 배당금을 분배해 단위농협으로 보내고 단위농협은 농민이 대부분인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또 비료와 농약값·창고 지원 등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업도 배당금으로 이뤄진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 73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437억원) 감소한 것이지만 1조 3073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보다 앞선 성적을 거두며 금융지주 4위에

다만 배당성향이 20%로 축소되면 3472억원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배당성향 28.1%, 총 배당액 5000억원이었던 전년보다 1500억원 이상 줄게 돼 농민에게 돌아갈 몫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은 금융당국에 예외적용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는 예외를 뒀다. 손실 시 정부가 이를 보전한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도 다른 금융지주사와 마찬가지로 당국의 권고가 끝나는 오는 6월 이후 중간배당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4대 금융지주도 중간배당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전날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분기배당의 근거를 마련했다. KB금융은 이날 주총에서 중간·분기 배당이 정관에 허용된 만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도 주총에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 배당가능이익을 4조원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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