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 공시
KB 임직원 ‘포함’ 1400만원 올랐나?
임원 제외, ‘사실상’ 연봉수준 동일
신한, 회장 보수 동결… 임직원 인상
하나, 등기임원 이상 제외 전부 감소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급여로 26억 6000만원을 받으며 빅3금융지주사 최고 연봉자 자리에 앉았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KB·하나금융지주의 임원 이상급의 연봉은 오르는 대신 직원의 연봉이 전년과 같거나 되려 감소하면서 성과급을 통한 고연봉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8일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공시하고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밝혔다. 그 결과 빅3금융지주사 가운데 윤종규 회장이 성과급 18억 6000만원을 포함, 26억 6000만원을 받으며 가장 많은 보수액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5억 9000만원이었던 연봉이 10억 7000만원이나 껑충 늘어난 것이다.
이는 성과금이 크게 오른 덕이다. KB금융지주는 공시를 통해 윤 회장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의 성과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3조 455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면서 보상으로 받은 셈이다. 아울러 6년째 집권을 이어가며 누적된 성과금이 이연돼 급여가 대폭 늘어났다.
그간 지주사 회장 가운데 가장 연봉이 많았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성과급 17억 9000만원 포함 26억 3000만원을 받으며 윤 회장보다 3000만원 낮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보다 1억 4000만원 늘어난 것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 한해 5억원의 성과급을 포함, 1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총액과 성과금 규모 모두 전년에 비해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윤 회장과 더불어 KB금융지주 임원의 평균 보수도 크게 늘었다. 미등기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전년보다 1억 1000만원 이상 증가한 4억 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임원을 제외한 직원의 연봉은 1억 3300만원으로 전년과 같았다. 사상 최대 성과에 따른 연봉 인상이 임원급 이상에게만 나타난 것이다.
공시에는 임직원 평균 보수가 1억 6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00만원 상승한 것처럼 보였으나 임원을 제외하자 ‘사실상’ 직원의 연봉 수준은 전년과 동일한 상황이다.
조 회장의 연봉이 동결된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임원진의 연봉 상승폭보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의 미등기임원 평균 연봉은 전년보다 5.6% 상승한 3억 1700만원으로 공시됐다. 임원을 제외한 직원은 7.2% 오른 1억 34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는 김 회장과 사외이사, 비상임 임원을 제외하고 임직원의 평균 연봉이 일제히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미등기임원 평균 연봉은 2019년 2억 600만원에서 1억 5400만원으로 줄었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도 1억 2400만원에서 1억 1500만원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배당성향을 순이익의 20%로 낮출 것을 권고한 것에 따라 은행들이 배당성향을 낮춘 터라 이 같은 임원 이상급의 ‘성과금 파티’는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사 투자자들의 수익이 감소한 데 반해 임직원들이 가져가는 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2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지난해 순이익의 20%만 배당하면서 배당총액 6897억원, 53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에 비해 1000억~2000억원의 배당총액 축소가 발생한 것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L자형’ 스트레스테스트을 유일하게 통과한 신한금융은 배당권고안의 20%를 소폭 넘긴 22.7%로 배당성향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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