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관광 역량 집중할 것”
내년 30만 이상 방문 예상
250항차 크루즈 방문 전망

[천지일보 부산=이동현 기자] 부산이 단순 기항지를 넘어 ‘준모항’으로 역할을 넓히기 시작했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지난달과 이달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MSC 벨리시마호의 준모항 운항을 진행해 승·하선객 300명 이상을 처리했다고 2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MSC 벨리시마호(17만톤급, 정원 5600명)는 지난 10월 22일과 11월 15일 각각 승·하선 100명, 200명이 탑승 절차를 마쳤다. 시는 준모항 운항을 통해 관광객 체류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준모항은 기항지에서 일부 승객이 승·하선을 진행하는 형태로 모항과 기항지 기능이 결합된 모델이다.
지금까지 벨리시마호는 일본 도쿄를 모항으로 해 일본 현지 승객을 중심으로 운영됐고 부산은 기항지 역할을 해왔다. 시와 부산항만공사는 ▲크루즈선사 모객 및 수요 파악 ▲부산발 모객 활동 지원 등을 추진해 이번 준모항 운항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부산이 단순 기항지에서 일부 승객 승·하선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넓힌 사례로 보고 있다.
또한 시와 부산항만공사는 관광 콘텐츠, 관광객 이동 편의, 입출국 절차 개선 등 여러 운영 요소를 조정했다. 시는 지역 전통시장 연계 이벤트, 셔틀버스 운영, 관광 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항만공사는 지난 7월 국제크루즈터미널 CIQ 구역을 재정비해 승·하선 프로세스를 조정하고 출국 보안심사 선상 처리 방식을 지원했다.
MSC 크루즈사는 올해 부산 준모항 운영 결과와 승객 만족도를 바탕으로 내년 준모항 티켓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하며 내년에도 부산 준모항 운항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벨리시마호는 오는 2026년 3·5·9월 총 3항차 운항이 예정돼 있으며 모두 준모항 방식으로 계획돼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오는 23~26일 개최되는 ‘2025 제5회 부산 국제 트래블마트’에 일본 MSC 크루즈사를 바이어로 초청했다.
부산항은 올해 연말까지 약 210항차 입항, 3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예상된다. 오는 2026년 에는 약 250항차 이상의 크루즈선 입항이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입항 횟수보다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 2016년 209항차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부산항만공사·부산관광공사는 오는 12월 일본 주요 선사·여행사를 대상으로 부산 기항 확대를 위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장은 “부산 준모항 성공은 글로벌 선사와의 신뢰, 씨아이큐(CIQ) 기관과의 현장 협업 그리고 부산항만공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만든 성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크루즈 선사 맞춤형 마케팅과 지원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준모항 운영은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부산이 아시아 대표 크루즈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라며 “앞으로도 부산이 세계적인 크루즈 관광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