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증가 폭보다 4배 이상↑
2금융권 대출·신용대출 급증
은행 가계대출 1173조 넘어
11월 주담대 증가폭 커질 듯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소액 채무를 연체한 서민·소상공인에 대한 ‘신용사면’이 실시된 가운데 30일 서울 용산구의 한 거리에 대출 및 대납 광고물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5.09.30.](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11/3339598_3422076_322.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한 달 전보다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15 대책을 앞두고 주택거래가 늘고 코스피 강세로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확산된 데 영향을 받았다. 특히 제2금융권 대출과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3일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 8000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폭(1조 1000억원)에 비하면 네 배 이상 커졌다.
대출 종류별로 주택담보대출이 3조 2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 6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월(3조 5000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기타대출은 2조 4000억원 감소에서 1조 6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신용대출이 1조 6000억원 감소에서 9000억원 증가로 돌아선 데 영향을 받았다.
업권별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3조 5000억원 늘어 전월(1조 9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1조 4000억원→1조 1000억원)와 정책성 대출(1조원→9000억원)의 증가 폭이 축소된 반면, 기타대출은 5000억원 감소에서 1조 4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10월 한 달간 은행권 가계대출이 3조 5000억원 늘어남에 따라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3조 7000억원에 달했다.
대출 종류별로 주택담보대출(934조 8000억원)이 2조 1000억원 늘었고, 기타 대출(238조원)도 1조 4000억원 증가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전세자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7∼8월 주택거래 둔화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며 “기타 대출은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 10.15 대책을 앞둔 주택거래 선수요, 장기 추석 연휴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맞물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박 차장은 “11월 가계대출은 9월과 10월 늘어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대출의 경우 투자 자금 수요를 예단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9월 8000억원 줄었던 2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 3000억원 늘었다. 보험(-3000억원→1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1조 1000억원→2000억원)는 전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1조원에서 1조 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저축은행(-5000억원→-2000억원)은 감소 폭이 줄었다.
금융당국은 10월 중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증가했으나 가계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중도금 대출은 대출 약정 체결 당시부터 실행 일정이 결정됐었고, 은행권 일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량목표 범위 내에서 원활히 관리되고 있다”며 “10.15 대책 이전 주택 거래량 증가에 따라 연말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 처장은 또 “통상 11월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시기인 만큼, 향후 가계부채 추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은행권 사업자대출 용도외 유용 실태 점검 시 위반 사례가 45건 이상 발생했는데, 제2금융권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제2금융권 현장 점검을 이달 중 마무리하고, 위반 차주에 대해서는 연내 대출 회수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