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이솜 기자] 9월 말부터 10월 초, 인도 동부의 거리는 거대한 판달(임시 사원)로 변신한다. 인도의 가장 큰 힌두교 축제 중 하나인 ‘두르가 푸자(Durga Puja)’를 위해서다.

축제는 주로 서벵골(콜카타 포함), 아삼, 오디샤, 비하르 같은 동부 지역과 방글라데시에서 특히 성대하게 열리지만 인도 전역과 해외 인도 공동체에서도 기념한다.

핵심은 여신 두르가가 악의 화신인 마히샤수라(물소 악마)를 무찌른 승리를 기리는 데 있다. 그래서 단순한 종교의식이 아니라, ‘선이 악을 이긴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행사 방식은 도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화려한 판달을 세워 두르가 여신과 자녀들의 신상을 모시고 음악·춤·연극·퍼레이드가 이어진다. 예술적 경쟁도 치열해서 판달은 건축·조각·조명 예술의 경연장이 되곤 한다. 축제 마지막 날인 비자야다사미에는 두르가 여신의 상을 강이나 바다에 잠기게 하는 의식이 열리며 여신이 천상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현대 인도에서는 이 축제가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부심을 드러내는 거대한 사회적·예술적 이벤트가 됐다. 기업 후원, 미디어 보도, 해외 교민 사회의 참여까지 결합하면서 사실상 인도의 ‘문화 올림픽’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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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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