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안동=장덕수 기자]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안동으로 번진 산불이 안동시 일직면 운산리 관사길83 뒷산에 보이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5.03.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3/3250022_3309408_452.jpg)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사흘째 확산되며 청송, 안동, 영양, 영덕 등 경북 전역을 위협하고 있다. 산불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과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 인근까지 번졌으며, 의성의 천년고찰 고운사도 전소됐다.
25일 산림 당국과 소방청에 따르면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영양 석보면, 영덕 지품면 등으로 불씨가 비화하면서 산불이 동서로 확산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한 의성과 청송은 직선거리로 20㎞ 떨어져 있었지만, 이날 오후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날아가면서 주왕산 일대까지 화재가 이어졌다.
불길은 영양과 영덕으로도 번졌다. 영양군은 이날 오후 6시 47분 석보면 주민들에게 영양읍 군민회관으로 대피하라고 공지했으며, 영덕군은 7시 9분쯤 지품면 일대 도로를 통제하고 주민들에게 통행을 금지해 달라고 알렸다.
안동 방면으로도 확산된 산불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하회마을까지 직선거리 8㎞ 내로 접근했다. 이에 안동시는 풍천면, 길안면, 임하면, 일직면, 남선면 등 산불 영향권 주민 356명과 시설 입소자 770여 명을 체육관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켰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위치한 풍산면 인근까지 산불이 확산되자, 안동시는 오후 4시 55분 재난 문자를 통해 “하회리 주민들은 즉시 저우리마을로 대피하라”고 긴급 안내했다.
의성군 단촌면의 천년고찰 고운사는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전각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며 전소됐다. 다행히 사찰에 머물던 스님들은 안동 봉정사로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
산불의 확산 속도가 가팔라지자 소방청은 이날 오후 4시 57분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상향했다. 대응 3단계는 재난 규모가 커 해당 지역 소방본부의 전체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야 할 때 발령되는 단계로, 소방청이 직접 현장 대응을 지휘하게 된다.
소방청은 “산불이 문화재와 민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인명 구조와 주요 시설 보호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며 “현장 소방대원의 안전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청과 소방청은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서는 한편, 추가 확산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안전 지역으로의 신속한 대피를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