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성탄절 도심 곳곳서 기념 미사 예배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온 교회여 다 일어나 다 찬양하여라
혼란의 정국 속에서도 성탄의 기쁨은 밝히 빛났다. 성탄절을 맞아 24일과 25일 전국 교회와 성당을 포함해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 예배와 미사가 잇따라 열렸다. 성탄절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인파에 길거리는 떠들썩하고 전국 주요 명소들은 북적거렸지만, 이른 오전부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와 미사가 차분하게 진행됐다.
“아기 예수님께서 구유에 계신 모습은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성탄이 다시금 희망의 시기임을 되새기게 됩니다.”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는 24일 자정에 이어 25일 정오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를 봉헌했다.
성당 앞은 미사에 참석하기 위한 신자들로 이른 오전부터 붐볐다.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성탄절인 25일 오전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가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신자들 모여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15340_3266602_543.jpg)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탄절인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4.12.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15340_3266601_446.jpg)
주례를 맡은 정 대주교는 “올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과 갈등 속에서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며 “민주적이고 헌법적인 절차에 따라 국민 전체의 행복과 공동선을 향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의 목소리는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화해와 일치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성탄절인 25일 서울 중구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4.12.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15340_3266603_622.jpg)
이번 성탄 전야에는 ‘2025년 가톨릭 정기 희년’의 시작이 선포되기도 했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다. 25년마다 주기가 돌아온다.
희년은 교황이 성베드로 대성전 성문을 직접 여는 예식으로 시작되고 교황이 성문을 닫으면 희년이 종료된다. 2026년 1월 6일까지 대성전 성문을 통과하는 순례자는 일종의 죄사함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 성문을 열고 수천명의 인파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했다.
2025년 희년 모토를 ‘희망의 순례자들’로 정한 교황은 가난과 전쟁의 시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전쟁을 생각하며, 총에 맞은 아이들, 폭탄에 망가진 학교와 병원을 위해 기도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국의 교회에서도 새벽부터 예배와 행사 등이 잇따라 열렸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서초구 사랑의교회 등 대형교회에서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시간 별로 나눠 성탄 예배가 진행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탄절인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자들이 성탄 예배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15340_3266605_740.jpg)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오전 성탄 예배 설교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도록 앞장서자”고 말했다. 특히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대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은 정오 요한지파 수원교회에서 성도 1만 3800여명이 참여하는 대형 성탄 기념 예배를 가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이 2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요한지파 수원교회에서 열린 ‘성탄 기념예배’에서 설교 말씀을 전하는 가운데 성도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15340_3266606_916.jpg)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이 2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요한지파 수원교회에서 열린 ‘성탄 기념예배’에서 설교 말씀을 전하고 있다.ⓒ천지일보 2024.12.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15340_3266607_947.jpg)
이만희 총회장은 “죄 많은 세상 예수님이 대신 죄의 짐을 짊어지심으로 우리에게는 삶의 길이 열렸던 것”이라며 “예수님이 하나님의 뜻을 받아 세상 죄를 짊어지고 우리를 구원하셨는데, 오늘날 나는 과연 하나님과 예수님이 기록한 성경의 뜻대로 신앙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에게 온정을 베풀고,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 예배와 훈훈한 나눔 행사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24일 평화교회연구소 등 총 14개 개신교 단체들은 새벽부터 투쟁 현장 등을 방문하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새벽송’ 행사를 진행했다.
25일 오후 3시 30분부터는 서울 세종호텔 맞은편에 위치한 남산예장공원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이들 종교단체는 연합예배 주제를 ‘호텔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로 정해 세종호텔 정리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 본부 앞마당에서 노인과 노숙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거리 성탄 예배를 열었다.
무료 배식과 함께 성탄 맞이 특별한 공연도 진행됐다. 이날 본부는 패딩점퍼와 장갑, 목도리, 담요, 수면 양말, 칫솔 치약 세트 등이 담긴 선물 꾸러미를 성탄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불교계에서는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는 등 종교 화합과 연대의 의미를 상기시켰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는 성탄절인 25일 밤까지 조계사 일주문 앞 트리등의 불을 밝혔다.
낙산사는 24일부터 25일까지 ‘크리스마스 템플스테이’를 기획, 등이 탑재된 마음연꽃등을 직접 만들어 트리 모양으로 쌓아 사찰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범어사는 선물 보따리를 멘 산타클로스 인형을 사찰 입구 소나무에 설치, 마치 산타가 나무에 오르는 듯한 이색 풍경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방장스님의 거처와 조계문 입구에는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성탄을 맞아 불교계가 보여준 이 같은 종교 화합의 모습은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이해하며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하나의 좋은 방안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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