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나라가 처한 현실은 풍전등화(風前燈火)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만 같다. 마치 바람 앞에 있는 등불과 무엇이 다를까. 그러함에도 꺼지지 않는 것은 애국가에도 나오듯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증거며, 그렇지 않다면 꺼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인과응보(因果應報)란 말처럼, 매사엔 원인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는 정녕 수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아무런 생각 없이 ‘정치가 잘못돼서 이 지경이 됐다’고 습관처럼 말할 것이다. 더 나아가 갈라진 진영은 서로가 그 책임을 돌리며 온 나라를 광란의 도가니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쯤에서부터 잘 생각해 볼 것은 이 같은 현상을 가져온 데는 아주 특별한 직업군이 있음을 발견해야 한다.
바로 언론이다. 이 언론의 역할은 독자 즉 국민에게 팩트(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닌 지극히 고차원의 직업군이다. 알 권리를 가진 독자인 국민은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진실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가진 또 하나의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 있다면 지도의 기능이다. 언론은 단순 정보제공을 넘어 국민과 나라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 자유 대한민국의 발전과 미래를 선도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언론의 제일 사명이라 할 수 있는 ‘정론직필(正論直筆)’이란 바로 이를 두고 일컫는 표현이다.
그러함에도 작금에 언론은 위에 언급한 고귀한 사명은 고사하고 가장 비겁하고 유치하고 추악하고 더러운 행태를 서슴없이 보이니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 걸까.
언론이 자기의 본질을 잃어버릴 때 국론은 분열되고 나라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언론이 가지고 있는 기본 성향인 보수와 진보는 팩트를 전제로 한다면 견제라는 측면에선 약간의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지금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언론기사와 방송의 모습은 잘못된 걸 넘어 부끄럽고 창피하고 저질스러워 차마 보고 읽을 수조차 없는 지경까지 와 있다.
예고 없이 나타난 여론 즉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며 방향도 성향도 진실도 팩트도 다 잃고 말았으니, 결국 이 나라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현실이 됐고, 이를 견인한 주체는 바로 언론이다.
여론과 미래 권력에 순식간에 그리고 속절없이 흔들리는 언론, 진실을 밝히는 일엔 이미 멀어졌으며, 확인 대신 그저 받아쓰기 바쁘고, 어쩌면 누군가에게 충성경쟁이라도 하듯 바쁘고 또 바쁘다. 이들을 보노라면 마치 일제 강점기와 6.25 때 완장 찬 앞잡이들이 떠오르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고, 정의와 진실은 거짓과 힘과 왜곡이란 무서운 대상 앞에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니 미래가 암울하기 그지없다.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교훈이 이처럼 와 닿았던 적이 또 있을까. 그래도 사필귀정(事必歸正) 즉 결국은 정의와 진실이 승리한다 했으니 희망을 버리지는 말기로 하자.
작금의 사태 속에서 또 한 가지, 가슴 아픈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위 내용과 근본적으로는 같은 맥락의 지적이지만 대상이 다르다.
배반(背反), 이 배반은 상황이 원만할 때는 극히 드문 현상이다. 어떤 상황 즉 자기가 모시는 상관이 위기에 처했을 때 또는 힘이 다른 쪽으로 쏠림현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하겠다.
앞서 언급한 완장 찬 무리의 속성과 어쩌면 다르지 않다는 데서 동질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군인이 입는 군복은 군복을 넘어 수의(壽衣, 송장에 입히는 옷)를 입은 것이다. 즉 군복은 곧 수의다. 군인은 오직 명령 하나에 죽고 산다는 가변성이 없는 절대적이며 특수한 직업군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군인의 명령은 이해 여부가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책임은 명령내린 자에게 있는 것이지 따른 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군인에게 있어서만큼은 말이다. 만일 군에 이 같은 절대적 관계가 성립돼 있지 않다면 군이라는 조직체는 애당초 존재할 수 없으며 존재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누구든 군을 함부로 사용해서도 안 될 것이며, 반대로 군을 함부로 평가하고 판단하고 이용하는 것은 더더욱 금기시돼야 한다.
군인에게 명령이 서지 않고, 명령이 이해되고 받을만해야 받는다는 이상한 논리가 만연한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플 뿐이다. 군인은 오직 명령에 죽고 산다는 진리, 이 진리가 무너지면 군은 그 존재가치를 잃는 것이며 나라를 잃는 첩경이 된다.
군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진리는 곧 군인이 사는 길은 명령이 서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풍전등화와 같은 현실 속에서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군이 살아야 나라가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고쳐나가길 바랄 뿐이다.
지금 세상은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 역사하는 영(靈)이 최후의 발악을 하며 온 나라가 세상풍조에 밀려 여기도 배반, 저기도 배반, 배반의 역사를 만들어 어지럽히고 있다.
온 국민이 정신을 차려야 하는 이유다.
그래도 하나님이 보호해 주시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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