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입주 전망지수 급락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탄핵 정국과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건설·시행업계가 내년 아파트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더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분양 시장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포함한 분양시장에서는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며 분양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한 대형 시행사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이자를 감당하며 분양 일정을 연기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내년 상반기 분양 일정을 어떻게 정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2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도 전달보다 11.3%p 하락한 90.6으로 나타났다. 분양전망지수도 같은 기간 108.8에서 83.4로 25.4%p 급락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을 때 하락한다.
업계는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등 기존 악재에 더해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분양시장 전망이 더 어두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 역시 내년에는 23만74가구로 올해(32만 5367가구) 대비 70.7%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서울 2만 9388가구, 경기 5만 9464가구, 인천 2만 327가구로 총 10만 9179가구로 추산돼 지난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탄핵 정국은 국가적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의 신중한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탄핵 정국이 분양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수도권은 분양 일정을 늦추더라도 큰 영향이 없지만, 지방은 주택 수요가 적어 분양 실패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