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세지수 118 역대 최고
대출 규제에 월세 부담 급증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이 2400만원을 넘어섰다. 8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3.3㎡당 전세 평균 가격은 241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에 비해 176만원 오른 것으로, 지난 2022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평당 2400만원을 웃돌았다. 이날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정보가 게시돼 있다.ⓒ천지일보 2024.08.08.](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06202_3255286_524.jpg)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 아파트 월세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무주택자들의 주거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전세 사기 여파가 맞물리며 전세 물량은 감소하고, 월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3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0.9p 상승한 118로,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119.6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KB부동산의 월세지수는 전용면적 95.86㎡ 이하 중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통계다.
서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8월 35.9%에서 9월 41.9%로 6%p 증가했다. 같은 달 월세 상승폭(1.64%)은 전세 상승폭(1.11%)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고가 월세 거래도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서울에서 월세 1000만원 이상 거래는 142건으로 집계됐으며, 월세 2000만원을 초과하는 거래도 15건에 달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월세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에 각각 0.75~1.2%p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였다. 아울러 금융권의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조치 역시 월세 수요를 자극하며 월세화 흐름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임차 수요가 월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월세가 상승하면 전셋값에도 상승 압력을 줄 수 있고, 이는 다시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월세 상승은 무주택자들에게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등한 월세는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며, 주거 사다리를 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이 주거비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월세와 전셋값 상승을 촉진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