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금리 인상 여파
매수 심리 위축에 거래량 ‘반토막’

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4.10.09. (출처: 뉴시스)
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4.10.09.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의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9개월 만에 하락했다. 올해 들어 처음 기록한 하락세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0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1.19%) 이후 9개월 만에 기록된 하락세로, 올해 첫 하락이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된 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산출한 지표로, 시세 중심의 조사와 달리 거래 변동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다. 그러나 거래량이 적거나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함될 경우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실거래가지수가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꼽힌다. 지난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정책이 시행됐으며, 시중은행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또한 유주택자 대출 제한 등 돈줄 죄기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거래량 9181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는 8월 6474건, 9월에는 3089건으로 급감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여력이 줄어들며 거래량이 반토막 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고가 단지가 잇따르며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10월 거래량은 17일 기준 3254건으로 9월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거래 부진은 여전한 상황이다.

권역별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이 포함된 동남권은 실거래가지수가 0.86%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은평·서대문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은 0.90% 하락하며 서울 내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포함된 동북권도 0.42% 하락해 약세를 보였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경기도는 실거래가지수가 보합세, 인천은 0.04% 상승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방은 0.20% 상승하며 서울과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전국 실거래가지수는 0.09%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8월(0.67%)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서울의 실거래가지수 하락은 10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말까지 신고된 매매 계약을 기준으로 산출된 10월 잠정지수는 서울이 -0.36%, 전국이 -0.0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계속되는 한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