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3059건… 규제 속 매수세 약화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하락세를 보이며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9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세가 약화된 데 따른 현상이다.
14일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수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자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매도자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져가고 있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매수자의 금융 부담이 증가했고, 매도자는 집값 상승 기대감을 놓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희망 거래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서 거래가 거의 끊겼고, 매물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305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7582건에서 8월 6427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거래 건수는 현재 3001건에 불과해, 3000건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매물 증가도 두드러진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8만 9611건으로, 한 달 전보다 4.7% 늘었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11.5%, 마포구와 영등포구는 각각 6.8%, 중랑구는 6.5%의 매물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7%로, 지난주 0.08% 대비 상승 폭이 감소했다. 서울 집값은 3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지난 10월 둘째 주 이후 3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아파트 거래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금리에 추가 부담을 가하는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최대 1.2p가 더해진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고금리 지속이 거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대출 규제가 금리 인하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금리 인하 여부와 주택 공급 대책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거래량 감소와 집값 상승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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