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가점·우량 용지 제공 등
안정적 시행사 육성체계 마련
시행능력평가 도입, 정기 공시
일본식 대형 시행사 모델 참고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14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출처: 뉴시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14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정부가 부동산 개발부터 임대 운영까지 담당하는 ‘한국형 디벨로퍼(시행사)’를 육성하기 위한 인센티브 및 인증 제도를 마련한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방안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용역과 전문가 및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도출됐다.

◆자기자본율 높은 리츠에 가점 부여

현재 국내 토지개발은 디벨로퍼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공택지를 공급받아 상업시설을 개발하고 분양에만 집중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수분양자들이 공실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공택지가 수용 방식으로 조성되더라도 디벨로퍼만 분양 이익을 독점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리츠(부동산 투자회사)에 입지가 우수한 공공택지 매입 우선권을 부여해 개발과 운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체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리츠는 지역 랜드마크 상업시설이나 헬스케어 리츠 등 특화된 개발을 유도하고, LH도 지분 출자자로 참여해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개발과 운영을 아우르는 디벨로퍼를 육성해 부동산 생산구조를 선진화할 방침이다.

◆토지신탁에 기관투자자 참여토록

정부는 토지신탁 사업에 기관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 수탁고가 97조 8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신탁사가 부동산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기관투자자의 직접 투자가 제한돼 있었다. 

4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세워져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장을 방문해 타워크레인 운용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서울시, 경찰청 등의 기관이 참여한 건설현장 점검팀을 격려하고 현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2023.3.14 (출처: 연합뉴스)
4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세워져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장을 방문해 타워크레인 운용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서울시, 경찰청 등의 기관이 참여한 건설현장 점검팀을 격려하고 현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2023.3.14 (출처: 연합뉴스)

이에 따라 정부는 토지비를 제외한 사업비의 15%까지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기금, 금융기관, 리츠 등 다양한 기관투자자가 신탁사에 자금을 투자하고 우선 수익권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 이를 통해 신탁사가 대출 비중을 낮추고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시행능력평가’ 도입

정부는 우수한 시행사를 평가하고 육성하기 위해 ‘시행능력평가’ 제도도 도입한다. 이는 시행사의 실적을 검증하여 평가하는 체계로, 건설사의 시공 실적을 평가하는 ‘시공능력평가’와 유사한 방식이다. 정부는 시행 분야에 적합한 평가 지표를 마련하고, 신용평가사 및 공공기관을 평가기관으로 지정해 순위를 매기고 정기적으로 공시할 방침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 시행능력평가 가점을 부여하는 등 우수 디벨로퍼 육성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법적 근거로 ‘부동산개발업법’ 개정안이 내년 상반기 발의될 예정이며, 전문 인력의 경력과 실적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한편 정부는 일본의 미츠이부동산, 토큐부동산, 모리빌딩 등 다양한 대형 디벨로퍼들이 금융, 철도, 건설업 등 여러 산업을 아우르며 부동산 시장을 이끌어 온 것처럼 한국에서도 이러한 대형 디벨로퍼가 등장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육성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갖고 리츠처럼 개발과 운영을 겸하는 디벨로퍼에게 입지가 좋은 땅을 우선 제공해 공실 문제를 해결하고, 대형화될 수 있도록 인증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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