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단체 강연 중 발언 파문
“전광훈 목사가 우파 천하 통일”
교계 안팎에서 정교유착 지적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나흘만에 전광훈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를 찾아 “전광훈 목사님을 비롯해 자유 우파 동지들과 함께 가겠다”며 연대를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예배에서 전 목사와 신혜식 신의한수TV 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대담을 나누는 모습. (출처:너알아TV 캡처)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나흘만에 전광훈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를 찾아 “전광훈 목사님을 비롯해 자유 우파 동지들과 함께 가겠다”며 연대를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예배에서 전 목사와 신혜식 신의한수TV 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대담을 나누는 모습. (출처:너알아TV 캡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칭송하는 발언으로 국민의힘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을 둘러싼 정교유착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구설에 오른 국민의힘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이 이번에는 미국 출장 중 “전광훈 목사가 보수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최근 미국 출장 중인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린 한 보수단체 행사 강연에서 “광화문광장은 항상 민주노총에 자금을 대고 민주노총의 각종 정치구호가 난무하는 그런 장이 됐다”며 “우파진영은 사실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정당에는 잘 없었는데 전 목사께서 우파 진영 천하 통일해서 그나마 광화문이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5.18 정신 헌법 수록을 반대하는 전 목사의 발언에 동조하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5.18정신을 헌법에다 넣는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전 목사의 질문에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답했다.

또 전 목사가 “전라도에 대해 립서비스 한다고 한 거지”라고 묻자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 최고위원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교계 안팎에서는 명백한 정교유착 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대화 전 상지대학교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공화국에서 정교분리는 매우 중요한 원칙”이라며 “전광훈 목사는 통상의 교회와는 결이 많이 다른 교회를 운영하는데 여당의 고위 간부가 여기에 참석해 정치적 거래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민주공화국의 헌법 원리에 크게 어긋난 것”이라고 일침했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역임한 김용연 전 서울시 10대 시의원 교육부위원장은 전 목사와 김 최고위원을 “예수 장사꾼과 정치 거간꾼”에 빗댔다.

그는 “한국교회도 권력, 돈, 집단이라는 귀신을 모셔놓고 아멘을 외치고 있다. 그러니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며 “김재원, 전광훈 같은 사람들의 망언에 함께 분노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을 비호하는 배후가 막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력에 저항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다. 예수는 잘못된 권력을 비판하다가 정치범으로 몰렸다. 정치를 꾸짖으니 왕이 미워했고 사제와 로마의 앞잡이들이 증오했다”며 “돈과 권력이 아니라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측이 전광훈 목사를 지지·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건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22년 1월 30일 당시 국민의힘 인천 선대위 총괄공동선대위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해  “전 목사는 하나님이 내려주신 대한민국의 구원자”라고 말하는 등 논란이 됐다. 

극우 진영에서 ‘선지자’로 불릴 정도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 목사를 연결고리 삼아 지지표를 확보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연단에 오른 안 전 시장은 “70년전 이승만 박사가 자유 자본주의로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박정희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으로 3만불 소득까지 일으키는 속에서 대한민국의 DNA를 파괴하려는 집단들이 있는데 가장 최전선에서 막고 있는 전 목사님은 목회자면서 우리의 지도자”라며 “내가 반드시 목사님 기도처럼 세계기독청 건립을 해서 기독교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이 되고 또 목사님 말씀대로 대한민국에서 다시 기독교 붐을 일으켜서 세계적으로 역사가 일어나게 하겠다”며 조력자를 자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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