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고 아닌 제명하라”
전문가 “與, 부담 감수해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09.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이 28일 연이은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의 실언을 두고 경고하는 모습이다.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에서 물의로 인해 당에 부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선 경고가 아닌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미국 출장 중 현지 교민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보수단체에서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는 발언을 한 점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서 5.18정신을 폄훼해 물의를 빚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경희대학교 학생 식당에서 열린 ‘천원의 아침밥’ 현장 방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의 미국 발언에 대해 어떻게 봤는가’라는 물음에 “전후 문맥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도된 것만 봤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자신의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은 이제 체제를 정상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며 “소수당이니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매사에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의견을 너무 공개적으로 하니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이 해당 발언을 하게 된 배경으로)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그게 언론에 알려지면서 우리 당에 부담이 됐다”고 꼬집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7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7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21

당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이은 김 최고위원의 실언을 두고 경고가 아닌 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며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두번하는 실언도 아니고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인데 그냥 제명하자”고 거듭 말했다.

홍 시장은 “당헌에 수석 최고위원이란 말도 없는데 자칭 수석 최고위원이라고 떠들고 다닌다”며 “저런 식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이 망하지 않을 수 있었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총선에 아무런 도움 안 된다”며 “그냥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부담 요인이 있더라도 김 최고위원을 안고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선출직 최고위원이기에 제명에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당원들이 김 최고위원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뽑아준 것 아닌가”라며 “당원들 의견을 반영하는 지분으로 된 인물인데 나가라 마라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이 뽑았는데 계속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어떻게 하겠는가 (국민의힘이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