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교회 알박기 논란 장위8구역 가보니
지역 거주민들 “알박기 의심할 수밖에 없어”
재개발준비위, 27일 탄원서 3800여장 제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 예정지인 장위8구역 내 한 사우나 건물을 180억대에 매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알박기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해당 사우나 건물의 모습. ⓒ천지일보 2023.03.30.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 예정지인 장위8구역 내 한 사우나 건물을 180억대에 매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알박기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해당 사우나 건물의 모습. ⓒ천지일보 2023.03.30.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지난 27일 오전 10시 찾아간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재개발 예정지에 위치한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불가마사우나’. 이 건물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최근 180억을 주고 사들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알박기’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이날 사우나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1층에 걸린 ‘****사우나 정상영업합니다. 연중무휴’라고 적힌 현수막이 아직 영업 중임을 알리고 있었다. 건물 뒤쪽은 4~5층짜리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조용한 주택가였다.

“그 교회가 얼마나 절대 나쁜 곳이라는 것을 다 아는데…. 여기로 온다고 하면 주민들은 100(명)이면 100 다 안 된다고 하지.”

사랑제일교회의 사우나 매입 소식에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주택 앞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사랑제일교회가 절대 이곳에 들어서선 안 된다”며 전날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장위10구역에서 재개발 보상금을 요구하며 어떻게 싸웠는지 다 알고 있다”며 “젊은 신도들이 휘발유를 몸에 뿌리고 분신까지 하려고 했다. 교회가 이곳에 오면 얼마 후에 이런 상황이 또 재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한 여성 주민 역시 “수년째 버티더니 결국 원하는 대로 500억을 타 가지 않았느냐. 그 지역 조합원들이 ‘죽겠다’고 하는 소리도 들었다. 사랑제일교회가 그만큼 악질인 건 이 동네에서 매우 유명하다”며 “절대 발 못 붙이게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가 인근 동네인 장위8구역의 한 사우나 건물을 대체 종교시설로 매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 거주민들은 거부감을 나타냈다. 

장위8구역은 2021년 3월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재개발 지역으로 공식지정되는 절차를 목전에 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6일 이 건물(1254㎡)과 주차장 (612㎡) 등 총 1866㎡에 대해 성북구청에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접수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사전에 관할지역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땅을 사고 팔 수 있는 제도다.

장위8구역재개발준비위원회는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 진행 시 막대한 보상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부지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곧바로 호소문과 함께 탄원서 요청에 나섰다. 

알박기 논란에 사랑제일교회는 즉각 반박했다.

교회는 성명을 내고 “교회라는 곳은 주일날만 예배를 드리는 게 아니라 새벽 예배, 수요 예배, 금요 철회도 한다”며 “그렇기에 대부분의 교회 성도들이 사는 교회 근처에 5000명 정도의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부지를 어렵게 겨우 찾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알박기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부적합할 뿐 아니라 여론몰이를 하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교회의 해명에도 주민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바로 사랑제일교회의 ‘전적’ 때문이다. 재개발지역인 장위10구역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철거를 반대하면서 보상금 문제로 수년째 재개발 조합과 갈등을 겪었다.  

사랑제일교회는 교회 신축비, 이전비 등을 위한 보상금으로 563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면서 교회 철거를 거부해왔다.

교회의 요구는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산정한 보상금 82억원, 법원이 제시한 보상금 조정안 157억원보다 높은 금액이었다.

조합은 명도소송을 통해 대법원으로부터 강제 철거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아 6차례 강제집행을 진행했지만 신도들의 거센 저항으로 실패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6차 명도집행이 진행된 15일 오전 신도들이 강제철거를 저지하기 위해 골목에 모여있다.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6차 명도집행이 진행된 15일 오전 신도들이 강제철거를 저지하기 위해 골목에 모여있다. (출처: 유튜브 너알아TV 캡처)

교회 부지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교회가 구역 한가운데 위치한 데다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문제가 있어 결국 조합은 지난해 9월 조합원 총회를 열고 교회 측에 500억원을 보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조합은 보상금과 별도로 교회 측에 대토 부지(교회 건물을 신축할 부지) 735평을 제공키로 했는데, 사랑제일교회 측이 이후 860평을 다시 요구했고 그게 어렵다면 전용면적 84㎡ 새 아파트 두 채를 받는 조건으로 오는 4월 이주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상태다. 

이런 상황 속 사랑제일교회의 사우나 매입 움직임에 장위8구역재개발준비위원회는 지난 27일 성북구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알박기를 위한 토지거래를 구청이 허가해주면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주민들의 부담금이 높아져 피해가 커지게 되고  공공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위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제출한 탄원서는 3800장”이라며 “탄원서를 제출해도 효력이 없으면 또다른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전경. ⓒ천지일보
사랑제일교회 전경. ⓒ천지일보

사랑제일교회의 사우나 매입 절차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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