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영 목사 분열종식 천명
이탈 교단 복귀절차 간소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기총 임시총회가 열린 모습. (출처:한기총 홈페이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기총 임시총회가 열린 모습. (출처:한기총 홈페이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정서영 목사가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오른 이후 한기총의 활동이 활발하다.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부정선거 논란으로 ‘대표회장 직무정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으며 도덕성과 위상에 크나큰 타격을 입은 한기총이 3년여간의 임시대표회장 체제를 끝내고 정상화하면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신임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보수 개신교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지닌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국교회가 다시 연합해야 산다며 분열 종식과 통합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부활과 회복’이라는 주제로 단독 부활절 감사예배를 드린데 이어 최근에는 징계를 받아 이탈한 교단과 단체들의 한기총 복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문호를 크게 개방했다.

한기총은 최근 제34-1차 임시총회를 열고 그간 징계를 받아 제명된 교단이나 단체들이 복귀를 요청할 경우 복귀 신청서와 회비를 납부하면 실사위원회에서 서류 심사를 통해 받아주기로 했다. 

단, 대상은 지난 2012년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창립 당시 한기총을 이탈해 징계를 받은 교단이나 단체들이다. 이는 분열의 과거를 청산하고 문호를 크게 열겠다고 공언했던 정 목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선출된 이후 자신이 총회장으로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개혁 교단부터 즉시 한기총에 복귀시킨 바 있다. 예장합동 개혁 역시 10여년전 한교연 설립 당시 한기총을 이탈한 이력이 있다. 

현재 실제로 여러 교단과 단체가 한기총 복귀를 희망한다는 게 한기총 관계자의 설명이다. 임시대표회장 체제 장기화에 반발해 행정보류를 해왔던 교단과 단체들도 보류 취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한기총 임시총회에서는 한국교회세움운동협의회, 엘에스지킴이연합회 등을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한기총은 해방 이후 보수 장로교 목회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국내 첫 보수 개신교 연합기관으로 당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급성장했다. 1990년대는 자체집계 회원 수 1200만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10당 5락(10억 주면 당선 5억 주면 낙선)’ 등 한기총 대표회장 금권선거 논란을 시작으로 비리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내홍을 겪으며 분열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이단논쟁이 불거져 한교연 등이 대거 이탈하면서 회원이 급감했고 이후 최대 교단인 예장합동 등의 탈퇴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겨우 남았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와 기독교한국침례회마저 전광훈 목사의 노골적 정치 행보로 활동 중단을 선언하자 교계에선 한기총이 군소교단들의 연합체로 전락했으며 더 이상 보수 개신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구가 아니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정 목사는 한기총에 대한 이러한 개신교 전반의 평가에 대해 경계하기도 했다. 

정 목사는 “‘군소교단’이라는 말과 몇몇 대형교단에서 자주 사용하는 ‘주요 교단’이라는 말에 문제가 있다”면서 “교단을 분리할 때 대·중·소로 분리해서 말해야지 다른 교단에 대해 설명하면서 군소교단이라는 말은 소형 교단을 업신여기려고 의도적으로 만든 부적절한 용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이 큰 교단을 주요 교단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교단들은 하나님께서 볼 때 다 주요 교단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이 속한 교단이 규모는 작을지라도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이뤄 나가기 위해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계신 분들이다. 자존감을 세워 나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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