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지자들 ‘수박’ 색출 횡행
각종 소셜미디어에 명단 올라
의원 명단에 폰 번호까지 공개
‘비명계’ 향한 문자폭탄 이어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7.](https://cdn.newscj.com/news/photo/202302/3005236_3002181_2041.jpg)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최소 31표에 달하는 이탈표가 발생하자 당이 후폭풍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 지지층 사이에서 이른바 ‘수박(겉은 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국민의힘(빨간색)이라는 은어)’ 색출이 횡행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 40여명의 사진과 지역구, 휴대전화 연락처까지 적시한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28일 트위터 등 여러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박XX들’이 올라왔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민주당 의원들을 지칭하는 욕설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명단도 돌고 있다. 이탈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의 이름을 지역별로 정리해 나열한 자료로 이 게시물을 이 대표 지지자들은 ‘반란군 명단’ ‘수박 명단’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무기명투표로 진행돼서 누가 찬성표를 던지거나 무효, 기권 처리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올린 명단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헌 80조 개정에 반대한 의원들이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면 당직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지난해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추가했다. 당시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를 위한 당헌 개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도는 명단은 당헌 개정에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들인데, 이 역시 정확하지는 않다.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이 주로 이용하는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도 숫자만 조금 달라진 이런 ‘살생부’가 여러 건 올라온다. 민주당 의원 35~45명의 이름과 지역구,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단이다. ‘문자행동’이라는 말머리가 붙은 게시글에는 “방금 문자 발송했다” “뭐라도 해야지 분해서 잠도 안 온다” 같은 댓글이 달렸다. 반면 “확실하지도 않은 명단으로 이렇게 하는 게 과연 옳은가요”라는 반응도 있었다.
지지자뿐 아니라 친명계 의원 등도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이 대표가 대선을 이겼으면 자기가 가장 공이 크다고 하고 다녔을 사람들이 오늘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며 “무엇이 정의로운지는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체포동의안 통과에 반대하는 ‘부’자를 제대로 쓰지 않은 기표용지 사진을 올리면서 “흘려 쓴 ‘부’자가 원래 자신의 필체가 아니라 의도적인 무효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 의원은 제 발로 걸어 나가 집을 향하는 게 어떨까”라고 했다.

비명계를 향한 문자폭탄도 이어졌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문자가 어마어마하게 오고 있다. 숫자뿐만 아니라 내용도 굉장히 살벌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항의 문자를 받으면 당연히 위축된다”라면서도 “의원들은 어제 (강성 지지층의 낙선 명단에) 거론되고 있는 걸 알면서도 표결했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자기 소신을 더 강하게, 또 현실적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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