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3개사 “대형 항공사 기득권 보호” 설립 반발
아시아나 “선택폭 넓어질 것… 경쟁력 강화 예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제2 저비용 항공사(LCC)가 출범 초기부터 심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제2 LCC 가칭 ‘서울에어’의 설립부터 취항까지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류광희 부사장을 ‘서울에어’의 대표이사로 세우고 이달 초 14명 규모의 전담팀(TFT)을 꾸려 설립 준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는 지난 2007년 8월에 설립한 ‘에어부산’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기존 LCC 3개사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 설립을 반대하면서 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제주항공 등 LCC 3개사는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국토부 장관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의 LCC 설립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 김정식 이스타항공 대표,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 3명은 이날 건의서를 통해 “신규 항공운송업자를 허용하는 것은 일반 승객의 선택권 확대보다 대형 항공사의 기득권 보호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LCC는 모두 5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이다. 이 중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이며,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사회이다.

이들 LCC 3개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 설립이 허가될 경우 결국 국내 항공사 8개 가운데 5개가 양대 국적 대형 항공사 소속이 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외국 저가항공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국적 LCC가 경쟁을 키워야 하는데 오히려 LCC 하나가 더 세워지게 되면 국적 LCC들 간의 출혈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존 LCC 3개사와 대립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외국계 항공사가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국내 항공사가 더 늘어나게 되면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춘 LCC모델이 성공적으로 생긴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오히려 국적 LCC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서울에어를 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본 등의 단거리 노선에 투입하고, 기존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에 투입시키는 등 효율적인 노선 운영으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LCC 수가 많다는 인식이 적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 출범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LCC업계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가 취항하게 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국내선 전체여객 2436만 9674명 가운데 국적 LCC 5개사의 수송 여객은 1248만 8966명으로 전체의 51.2%를 기록, 연간 단위로 50%를 처음 넘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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