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불교총연합회, 대구시 항의 방문 재발방지 요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종교편향 논란을 빚은 이기선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자진 사퇴했다.

대구불교총연합회 사무국장인 능보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들은 2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권영진 시장을 만나 시립합창단이 주관한 행사에서 찬송가 공연이 열린 것을 항의했다.

이에 권영진 시장은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런 사태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립합창단의 종교편향 공연에 대한 책임을 물어 17일 이기선 상임지휘자의 사표를 수리하고, 최재욱 단무장의 보직을 변경했다.

사건의 발단은 10월 7~11일 대구시민회관에서 대구시 주최로 열린 ‘제1회 대구합창대제전’에서 발생했다. 합창제전은 5개 단체가 참여해 하루씩 돌아가며 공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합창제전에 참가한 단체들이 모두 찬송가와 가스펠 등 특정종교를 찬양하는 노래를 공연해 불거졌다.

첫날인 7일 인천시립합창단이 앙코르곡으로 찬송가를 부르면서 파문은 시작됐다. 행사에 참석한 동화사 스님들이 인천시립합창단의 찬송가 공연에 당황해 퇴장했으며, 교계 안팎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은 커졌다. 대구시는 즉각 동화사를 방문해 해명과 사과의 뜻을 전달했지만 8일 원주시립합창단, 9일 안산시립합창단, 10일 대전시립합창단 공연에서도 찬송가가 연주됐다.

대구지역 불교계는 지난해 가을 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취임한 이후 이런 일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고 주장하면서 합창단을 해체하거나 예산지원을 중단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권 시장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합창단 상임지휘자를 교체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확실히 세우겠으니 저를 믿어달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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