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적 장애 아내와 딸을 둔 50대 가장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이를 틈타 재산을 횡령한 친척 2명과 딸들을 상대로 성폭행 일삼은 이웃주민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장애인 가족들은 난방조차 안 되는 집(사진)에서 열악하게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농사일하던 50대 가장,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사망보험금, 형사합의금, 장애연금, 대출 등 횡령
1년간 지적장애 가진 20대 세 딸들 5차례 성폭행
사회복지 사각지대로 몰려 1급 장애연금도 못 받아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농사일 하던 50대 가장 A씨가 사망하자 유가족이 모두 지적장애 1~3급인 점을 악용한 친척들이 재산을 횡령하고, 이웃주민들이 딸들을 성폭행한 사실이 발각됐다.

16일 강원지방경찰청은 사망한 A씨의 땅을 담보로 대출받아 횡령한 혐의로 큰아버지 B(69)씨와 조카 C(43)씨를 구속했다. 또한 20대 중반인 지적 장애인 딸들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이웃주민 D(75)씨와 E(50)씨 등 2명도 구속했다.

◆모든 재산 빼앗기고 성(性)까지 앗아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 A씨가 교통사고로 숨지자 B씨는 동생 A씨의 사망보험금과 형사합의금 9000여만 원을 비롯해 딸들에게 지급된 장애연금 1000만 원을 뺏었다.

뿐만 아니라 B씨 등은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강원도 양양의 한 금융기관에서 A씨 명의로 된 시가 40억 원 상당의 땅을 담보로 10억 6000만 원을 대출, 자신의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선대로부터 자신이 상속받은 땅의 담보대출 한도가 초과하자 동생 A씨 땅까지 담보로 잡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런 과정에서 인면수심의 이웃주민 D씨 등은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여 간 5차례에 걸쳐 자매들을 각각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장소는 피해자들의 집과 축사 등이다.

이 같은 범행은 교회 목사의 방문상담 통해 드러났다. 목사는 난방조차 되지 않은 곳에서 열악하게 사는 유가족을 돌보기 위해 가택을 찾았다. 목사는 상담 중에 미혼인 막내의 임신 사실을 확인, 경찰에 성폭력이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조사 결과, 막내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지난 5월 출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내몰린 장애인 유가족

무엇보다 유가족들은 사회복지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가장의 부재로 생계가 어려워졌지만 땅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됐고, 세 딸 중 장애 1급인 큰 딸(27)은 장애연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행정 당국은 전혀 알지 못한 것. 유가족은 건어물 가게에서 허드렛일 대가로 70~8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어렵게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자체 한 관계자는 “가장의 부재로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아 큰 딸의 장애연금이 누락된 것 같다”며 “친척이 가까운 곳에 살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주장 때문에 자세히 살펴볼 수 없었다. 복지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는 전담 수사 인력을 투입해 철저히 수사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해 장애인 가정에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고 영구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줄 방침이다.

인면수심 친척 이웃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인면수심 친척 이웃들, 몹쓸 사람들” “인면수심 친척 이웃들, 정말 서로 도와줘야 할 판에 도둑질에 성폭행까지 충격이다” “인면수심 친척 이웃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복지 사각지대도 많을 듯”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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