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마곡사가 선거보복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본사와 말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마곡사 소속 수말사인 갑사와 관촉사, 동학사, 무량사 등 4개 사찰 주지스님은 최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경스님(마곡사 주지)이 정치적인 보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갑사 주지 화봉스님, 관촉사 주지 원정스님, 무량사 주지 제민스님이 참석했다. 이들은 “교구본사인 마곡사가 특별분담금을 완납하지 않을 경우 종단승인 업무를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강압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별분담금은 선대 집행부에서 사회복지법인 마곡을 설립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11개 수말사에 부과했던 분담금이다. 이번 건은 집행부가 교체된 뒤 갑자기 2년 전 부과·종결된 특별분담금 납부를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정스님은 “분담금 납부를 빌미로 종단승인 업무를 방해하는 것도 모자라 폭압적인 감사에 이어 각 사찰 종무소에 실사를 구실로 실무자를 파견해 위해를 가하려 한다”면서 “이는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과 신임 집행부의 비승가적이고 위법적인 행동들이 정치적인 보복에서 비롯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곡사는 4개 말사에 대해 지난 1월 통보한 2012년분 특별분담금 미납분은 갑사 1억 5천만 원, 동학사 2억 1700만 원, 관촉사 1700만 원 등이다. 이뿐 아니라 관촉사에 대해 3월 17일부터 1년 동안 특별감사와 실사를 실시한다는 공문을 시달하고, 17일 5명의 인원을 관촉사에 파견했다.

화봉스님은 “비구니 교육도량인 동학사에도 본사 소임자들이 찾아와 1년 동안 실사를 할 테니 방을 내놓으라고 엄포를 놓고 돌아갔다”며 “어찌 말사의 종무와 포교를 지원하는 교구본사 집행부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반면 원경스님은 “마곡사 인수인계를 한 뒤 반대편의 종무방해 행위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다. 숨겨진 부채가 발견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총무원 호법부는 접수된 진정서에 대한 관련 내용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