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 목사, 기독인문학아카데미서 자성의 목소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경 말씀 중 한 구절이라도 100% 믿고 실천하는 구절이 있습니까? ‘이 사람이야 말로 참 그리스도인이야’라고 말 할 수 있는 주변 사람은 몇 명이나 되십니까? 우리 기준으로 봐도 이러한데, 하나님 보시기엔 어떨까요.”
성서 속 예수가 아니라 자기 입맛에 맞춰 만들어낸 왜곡된 예수, 소위 ‘짝퉁 예수’를 믿고 있음에도 자각하지 못하는 기독교인들을 향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자신이 믿고 싶은 예수, 보기 좋은 예수 등 성서에 묘사된 예수와는 다른 예수를 믿는 데 대한 일침이다.
예수나무공동체 대표 김진 목사가 18일 ‘예수인문학: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라는 주제로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베들레헴홀에서 기독인문학 아카데미 강좌를 시작했다.
김진 목사는 기독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근원이 바로 ‘왜곡된 예수를 믿고 있기 때문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예수를 믿는 모양만 취하고 있는 기독교를 ‘붕어빵’에 비유했다. 붕어빵은 모양만 붕어일 뿐 붕어가 들어있지는 않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이 설명했다.
김 목사는 ‘짝퉁 예수’가 아닌 ‘진품 예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신앙을 하지만 예수는 나는 너를 모른다고 하는 황당한 일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독교인들 신앙의 현주소를 스페인 보하르시 성당벽화 ‘에케 호모(이 사람을 보라)’에 얽힌 일화에 비유했다. 이 성당 벽화는 19세기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가 그린 것으로 100여 년의 세월이 흘러오며 파손돼 있었다. 청소를 하던 한 할머니 화가에 의해 보수된 그림은 원작과 전혀 다른 그림으로 탄생됐고, 사람들은 ‘이 원숭이를 보라’라는 별칭을 붙이며 ‘역사상 최악의 복원’이라고 비난했다. 원작 화가인 가르시아 가문에서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며 돌연 이 그림은 최고의 관광 상품이 됐다. 그러나 돈은 일만 악의 뿌리였다. 성담 주임신부인 플로렌시스 가르세스는 성당 수입금 21만 유로를 전용해 체포됐다. 이 사건은 그림을 패러디한 문구 ‘이 신부를 보라’라는 말로 풍자됐다.

김 박사는 성당벽화를 성서 속 예수로, 세월이 흘러오며 낡아 파손된 그림을 2000년 동안 흘러오며 사람들에 의해 변질된 ‘예수’로, 그림을 보수한 할머니 화가를 기독교인들로, 성담 주임신부를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기독교인으로 대입했다.
즉 풀이하면 예수는 부활 후 승천해 사람들이 볼 수 없게 됐고, 성서 속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2000년 이라는 세월이 흘러오며 수많은 사람들의 해석에 의해 재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예수는 기독교인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해 복원됐고, 이를 좋다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상품화됐다. 잘 팔린 상품 덕에 많은 부를 축적한 기독교인들은 결국 ‘돈’ 때문에 부패하게 되는 오늘날 현실이 됐다는 진단이다.
그는 “기독교 안에 ‘진품 예수’가 회복 돼야 한다”며 “기독교와 교회를 믿으면 구원이 아니라 예수를 믿어야 구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수님의 말씀이 아닌 ‘예수천당 불신지옥’은 한 교파의 교리일 뿐”이라며 “예수님의 말씀을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강좌는 6주 동안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열린다.
김진 목사는 총신대학교와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신학부(Ph.D)를 졸업했다. 한신대, 이화여대, 성공회대 등에서 종교학·신학 분야에서 강의, 크리스챤아카데미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기독교 영성수련에 관심을 갖고 개신교 수도공동체인 예수도원과 씨알수도회 모임을 이끌었다. 현재 예수나무공동체 대표 목사이다. 주요 저서로는 ‘종교신학 세미나’ ‘그리스도교의 영성’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하나님과 내통하라’ ‘통째로 예수읽기’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