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대책위원회, 출입 제한으로 입장문 전달 불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법인법 시행을 두고 대립하는 선학원과 수덕사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덕숭총림 수덕사 대중들이 19일 서울 선학원 중앙선원을 방문해 요구사항 등을 전달하려 했으나, 선학원 측의 출입 제한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덕숭총림 선학원대책위원회(위원장 효성스님)는 법인법 수용 및 정혜사에 대한 재산관리인 파견 취소 등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이번 방문을 추진했다. 이날 선학원 측은 수덕사 스님들의 법당 참배를 거부하기도 했다.
선학원대책위원장 효성스님은 “물리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 법당 참배만 하고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선원 관계자들은 “스님들이 원하지 않는다”며 법당 출입을 거부했다.
효성스님은 “선학원이 덕숭총림 원력으로 설립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며 “스님들의 법당 출입조차 허락하지 않는 법진스님을 비롯한 선학원 이사회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현재 선학원의 행태는 조계종의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만공 스님이 대성통곡할 일”이라고 분개하며 “일제강점기 한국불교를 탄압한 일본인들도 스님들이 법당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수덕사 스님들이 중앙선원 입구 계단에 자리를 잡고 죽비소리에 맞춰 묵언정진에 들어가자,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 김종만 편집장이 나섰다. 김 편집장은 “대책위 스님들이 중앙선원을 강제 점거하지 않고, 참배 후 20분 내 나오겠다고 각서로 약속하면 법당 문을 열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효성스님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스님은 “법당 참배도 각서를 쓰고 몇 분 안에 나와야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면서 “각서를 쓰면서까지 참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주차장 바닥에서 법당을 향해 예를 올리고 돌아가자”고 말했다.
이에 덕숭총림 스님들은 죽비소리에 맞춰 주차장 바닥에서 삼배를 올리고 발길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