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컴즈·SKC솔믹스 적자 늪… 중국 사업 위축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동시에 구속수감 된 후 SK그룹이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겪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자회사 일부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자신감을 보이던 중국 사업의 성적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순에는 정기 인사와 함께 그룹 내 사업 구조조정도 있어질 예정이어서 연말 분위기는 더 뒤숭숭
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 기대주들 영업이익 ‘바닥’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중 영업이익 하위 20개사에 SK그룹 계열사가 두 개(SK커뮤니케이션즈, SKC 솔믹스)나 포함되는 굴욕을 기록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 대응하기 위해 키운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8분기 연속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개별실적 기준)이 271억 2300만 원까지 쌓였다.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도 157억 9500만 원에 달한다.
때문에 최근 SK컴즈는 투자 대비 이익 창출이 적은 싸이월드와 싸이메라 분사를 검토 중이다. 미미한 점유율(1.4%)을 유지하던 검색 서비스도 전문검색 서비스 업체에 이관해 관리 비용을 줄인다. 몸집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계속된 부실 실적으로 실본부장급 이상의 간부직원들은 일괄 사표를 결의한 상태다.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SKC가 솔믹스를 인수하면서 탄생한 SKC 솔믹스도 적자가 지속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개별실적 기준)이 167억 500만 원을 기록했고, 순이익도 248억 37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부했던 중국서도 ‘성적부진’
중국 사업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올해 초 최태원 회장이 직접 중국 베이징의 SK차이나에 방문해 신년교례회 인사말을 전하며 “SK차이나가 투자한 사업들이 가시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강한 의욕을 보이며 중국 사업의 모터 역할을 하던 최 회장이 1월 말 구속된 후 2심에서도 실형이 확정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정권을 가진 오너의 부재로 중국에 과감한 후속 투자가 이어지지 못한 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SK차이나는 SK가 10년 넘게 공들여온 중국 사업을 통합 실행시키기 위해 지난 2010년 7월 1일 출범한 회사다. 1년 만에 전년 비 매출을 15% 끌어올리며 230억 위안(약 4조 원)을 기록했고, 2015년까지 860억 위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초 SK는 SK차이나에 파견돼 있던 주재원 50여 명 중 40명가량을 철수시키고 현지인들로 대체했다. 이때 최고경영자(CEO)도 현지인 순즈창으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중국 지방정부와의 접촉이 더 활발해져 사업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뚜렷한 결과도 얻지 못했다. SKT에서추진 중인 콘텐츠 시장 진출이나 스마트도시 사업들도 아직 가시적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그룹은 연말 사업 구조조정으로 중국 사업을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해 재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는 160여 명에 달하는 SK차이나 직원수를 최대 40% 가까이 줄이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남아있는 한국 직원들도 절반가량 서울로 복귀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 중순 정기인사를 앞두고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 3.0’ 경영전략에 맞게 계열사별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가 없는 경영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을 비주력과 주력으로 분류해 비슷한 계열을 묶는 형태로 내부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들은 정리되고, 일부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그룹의 계열사는 83개에 달한다.
- KT, 차기 CEO 공개모집한다… 전문기관 추천 병행
- KT, 데이터 무제한 이월 vs SKT, 데이터 확대
- SK 횡령 사건, 김원홍 측 “횡령 동기 없다” 혐의 부인
- SKT, 시제품 제작소 열고 창업지원 나서
- KT 차기 회장후보 공모 오늘 마감… 이달 후보확정
- “내가 진짜 세계최초”… KT-SKT, 이종망 LTE로밍 놓고 ‘신경전’
- KT, CEO 최종후보 다음주 결정
- 최태원 SK 회장, 김원홍 ‘기획입국설’ 전면부인
- ‘횡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상고심 27일 오전 선고
- 하루 앞으로 다가온 최태원 형제 ‘운명의 날’… SK그룹 초긴장
- ‘최태원 형제’ 실형 확정… SK그룹 오너 공백 장기화 불가피
- 최태원 형제 ‘동반 실형’… 초상집 된 SK
- 최태원 SK그룹 회장 “올해 보수 아예 받지 않겠다”
- SK커뮤니케이션즈, 1분기 매출 238억원 영업손실 56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