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KT와 SK텔레콤이 서로 자사가 ‘세계 최초’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싸움의 주제는 중국 누가 먼저 ‘이종망 간 음성과 데이터 로밍에 성공했느냐’는 것이다.
KT는 4일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세계 최초로 이종 LTE 네트워크 상용망 간에 음성, 데이터로밍 및 HD영상통화(VoLTE)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날 시궈화(Xi Gouhua)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KT 광화문 사옥을 직접 방문했다. 그는 사옥 내 시연장에서 데이터로밍을 이용,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닷컴에 접속해 동영상을 시청했으며, 서울과 베이징으로 각각 음성로밍 통화를 해보는 등 한중간 음성 및 데이터로밍을 직접 시연했다.
또한 양사는 HD영상통화 서비스인 VoLTE 시연에서 AMR-WB, H.264 고품질 코덱을 통해 고품질의 생생한 음성 및 영상통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양사는 2014년 내 양국 간 LTE로밍 및 HD영상통화(VoLTE)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KT와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와 6월 모바일아시아엑스포(Mobile Asia Expo)에서 TDD-LTE와 FDD-LTE 이종 LTE 간 데이터로밍 시연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양국 간 IPX를 포함한 실제 상용망을 이용, 이종 LTE 간 음성 및 데이터로밍 통화를 성공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SKT는 즉각 보도자료를 배포해 세계 최초로 이종망 끼리의 연동에 성공한 것은 자사라고 반박했다.
SKT는 “차이나모바일은 지난달 13일 SKT 을지로 본사와 차이나모바일 항저우 사옥 간 세계 최초로 VoLTE 통화 연동에 성공한 바 있다”며 “경쟁사의 세계 최초 등의 표현에 있어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KT는 “이미 중국 다수 매체가 자사의 세계 최초 시연행사를 보도했으며 국내에서도 보도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KT는 “SKT는 단순히 임의로 갖춰진 시험 공간에서 시연에 성공한 것일 뿐”이라며, 자사는 상용망에서 성공한 것임을 강조했다.
FDD LTE는 주파수 분할 방식으로 업로드와 다운로드 주파수 채널을 나눠 운영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의 버라이즌, AT&T 등 주요 사업자가 사용 중이며,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가 채택한 방식이다.
TDD LTE는 시분할 방식으로, 동일한 주파수 채널에 시간차를 두고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전송한다. 주요 사업자로는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상용 준비 중이고 일본, 인도, 호주 등은 상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렇게 국가별로 LTE 방식이 나뉘다 보니 이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종망을 연동해 LTE 로밍에 성공했다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