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우크라 등 불확실성↑
배당 줄어 은행주 하락하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은행권이 손실흡수 능력을 높이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약 8760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업계에서 ‘가려진 부실’로 평가한 코로나19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비할 것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일각에선 그간 ‘고배당주’로 평가받았던 은행주가 다시 저평가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앞서 2020년 말 금융당국이 ‘배당제한 권고’를 통보함에 따라 배당 성향을 내린 이후 은행의 주가가 떨어진 바 있는데, 다시금 대손준비금이 늘면 배당 가능 여력이 줄어들어 은행권 배당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 8760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지난 4일 진행된 금감원과 은행 재무담당 임원들과 간담회에서 당국이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권고한 것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순전입액은 2020년 1조 3000억원에서 2021년 말 기준 1조 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합계액도 2020년 35조 8000억원에서 37조 6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은행들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국제회계기준(IFRS9)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은행업 감독규정 상 요주의 등 건전성 분류별로 산출한 충당금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은행 실적 공시 6주 전에 은행권이 대손준비금 적립 및 결산을 마친다는 점에서 이번 금융당국의 권고는 일반적이지 않다. 오미크론 변이 위주의 코로나19 재확산과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재연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금감원이 은행을 대상으로 2021년 결산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은행별로 충당금 산출 방법 차이도 큰 것으로 드러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도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은행의 신용평가 모델 및 부도율 등의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을 지속 경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가계부문에 ‘경기대응 완충자본’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보통 예상되는 손실은 대손충당금, 예상치 못한 손실은 자기자본으로 대비한다. 완충자본이 도입되면 자기자본 규제 비율이 더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대손준비금이 자본을 구성하는 이익잉여금 하위항목으로 반영돼 배당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대손준비금은 이익잉여금 일부를 별도의 항목으로 따로 떼놓기 때문에 배당에 쓸 수 없다.
이익잉여금이 많은 금융회사의 경우 배당에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대손준비금이 누적적으로 많아지고 이익잉여금이 충분치 않은 금융회사의 경우 실제 배당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력이 축소된다는 이유에서다. 배당은 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 대손준비금도 이익잉여금 하위 항목으로 분류되지만, 법정준비금으로서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되진 않는다. 대손준비금이 늘어나면 배당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그간 이익잉여금을 꾸준하게 쌓아온 점을 들어 당장 배당이 줄어들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5대 은행의 이익잉여금은 2020년 9월 말 70조 7099억원에서 지난 9월 말 76조 2982억원으로 5조 588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손준비금 잔액은 247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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