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위기 대비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데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조치가 6개월 추가 연장된데 따른 조치다.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시중은행 재무담당자들과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논의했다. 이후 금감원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은행권에 발송했다.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은 미래 부실을 대비하기 위해 쌓아두는 항목이다. 우선 은행은 대출 연체 등 부실 가능성을 국제회계기준(IFRS9)에 따라 자체 평가해 이익의 일부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한다.
앞서 연초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으나 금융당국은 코로나 대출 상환유예 규모나 글로벌 통화 정상화 속도 등을 고려할 때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규모가 미흡하다는 인식에 따라 추가 대책을 검토했다.
최근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처의 4차 연장이 결정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금융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지자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는 당초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2020년 4월 시행 이후 이번까지 네 차례 연장됐다.
이에 한계 차주를 가려내기 어려워 잠재 부실이 계속 누적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이에 걸맞는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21%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이는 금융당국의 코로나19 대출 지원에 따른 착시효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19개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18조 6436억원, 대손준비금은 17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각 은행은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대손준비금의 추가 적립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출 연체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지만 만기연장·상환유예가 계속 연장됨에 따라 부실이 드러나지 않는 것일 수 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리스크도 커지고 있어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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