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3일 국내 1위 임플란트 전문기업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인 이모씨가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횡령액은 이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91.8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장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모씨는 현재 잠적 및 도주한 상황이며 횡령자금을 주식투자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2022.01.0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201/787500_808169_5724.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역대 최고액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와 관련해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준 은행권은 회사에 대한 신용등급 재평가에 착수하거나 검토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재무제표 수정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입장문을 통해 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회사의 재무상태가 훼손될 정도는 아니라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의 명성만 믿고 돈을 투자한 기관과 외국인, 소액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 내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플란트 1위 기업에 무슨 일이?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로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질적인 측면에서 거래소의 상장 기준에 미달한다고 여겨지는 회사의 상장 적합성을 따져보는 과정이다. 상당한 규모의 횡령 등 혐의가 공시 등을 통해 확인되면 심사가 이뤄진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따르면 직원 이모씨가 횡령한 자금 규모는 1880억원가량으로 2020년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원의 91.81%에 달한다.
이에 오스템임플란트는 논란 진화에 나섰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직원의 횡령 규모가 크지만 오스템의 재무상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자기자본이 거의 없어진 것처럼 보여도 작년 말로 예상되는 자기자본의 약 59% 수준”이라도 해명했다.
다만 횡령 금액의 회수 규모에 따라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시적인 상황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엄 대표는 “이번 사고로 횡령 금액을 모두 손실 처리할 경우 당기순이익은 수백억원 적자로 기록될 수 있다”면서도 “횡령 금액이 반환되는 대로 당기순이익은 반환금액만큼 증가하므로 2021년 당기순이익은 적은 숫자이지만 흑자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횡령한 돈은 경찰에서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재무제표 악화는 일시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측이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 활동을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도 밝혔다. 엄 대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횡령 금액을 제외하고도 1000억원이 넘는다”며 “해외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도 1400억원에 달해 총 24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규모의 횡령 사고에도 불구하고 현금 보유와 현금 흐름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회사의 일반적인 경영 활동은 왕성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입장과 관련, 경영진의 주식담보대출이라는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최규옥 회장이 본인 소유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294만 3718주(20.6%) 중 175만 8708주(12.3%)를 담보로 1100억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해당 대출의 만기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돌아온다. 가장 빠른 만기일은 교보증권으로부터 받은 100억원으로 2월 14일이 만기다. 순차적으로 오는 12월까지 계속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증권가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건 규모가 큰 만큼 최규옥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는 내규에 따라 담보 주식이 거래 정지될 경우 만기 연장을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보유한 자산을 현금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스템 사태, 불똥은 은행권으로?
금융권은 이 사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은행권으로부터 약 3025억원의 돈을 빌려간 상태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신용등급 재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신용등급 재평가는 기업 상황이 크게 개선됐거나 악화됐을 때 진행된다. 이번처럼 기업 재무 상황이나 주가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사건이 터졌을 때도 이뤄진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가 은행권으로부터 빌린 돈은 약 3025억원이다. 장·단기 차입금은 우리은행 1073억원, 산업은행 803억원, 수출입은행 250억원, 신한은행 212억원, IBK기업은행 193억원, KB국민은행 46억원 등이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차입금이 현재(4분기 기준) 536억원으로 줄었다.
가장 대출 규모가 큰 수은은 지난 4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신용등급 재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수은은 내규에서 고객기업에서 횡령 등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면 신용등급에 대한 수시평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은은 신용등급 평가 결과가 나오면 여신 취급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신용등급 재평가 움직임은 여타 은행으로 확산할 수 있다. 또 재평가 후 신용등급이 낮아진다면 은행 측이 대출금 회수에 나설 수 있어 주가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횡령 책임론에 금감원장 “수사 보면서 판단”
이에 금융감독원 역시 수사 상황 및 회사 재무제표 수정 여부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5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수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실관계나 법리적 측면이 분석될 것으로 생각을 하고 그러한 상황에 대해 금감원도 면밀히 모니터링해서 혹시라도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필요한 시기에 꼭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금감원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그런 상황에서 금감원이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피의자가 횡령한 자금으로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지분 취득공시까지 했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대해서는 “포착이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상황을 봐가면서 판단하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의 지정 감사법인이던 인덕회계법인의 상장 감사인 등록 취소 등을 검토하거나 지난해 3분기 재무제표 허위 제출 의혹 조사 착수를 결정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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