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국내 최대 규모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에 취임했다. (출처: 한교총)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국내 최대 규모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에 취임했다. (출처: 한교총)

예장통합 총회장 류영모 목사 취임 “정부와 교회는 한시대 파트너”

공동대표회장제 폐지… 개혁연대 “한기총처럼 부패 역사 이어갈 처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국내 최대 규모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에 취임했다. 한교총이 3인 공동대표회장 체제에서 1인 대표회장 체제로 바뀐 이후 첫 대표회장이다.

류 목사는 20일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속회된 제5회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통해 “한국교회가 물질주의, 성공과 번영신학, 사회와 동떨어진 교회성장지상주의, 개교회 주의에 빠졌던 지난날을 돌이켜 회개해야 한다”며 “연합공동체가 현실정치의 한 편에 서서 정치와 결탁하고 이권을 누리고자 했던 잘못된 악습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우리는 그동안 정부와 교회의 거룩한 거버넌스를 놓쳤다. 서로 존중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협력해야 한다”며 정부와 교회가 한 시대의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교총은 1인 대표회장 체제 전환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로 혼란을 겪었다. 한교총은 지난 2일 정기총회를 열고 기존 3인 공동대표회장 체제에서 1인 대표회장 체제 전환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개정안을 냈지만 당시 의원들의 반대가 상당했다. 상임회장단은 1인 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강화해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힘쓰고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구성원 사이에선 1인 대표회장으로 전환할 경우 과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같이 교권주의가 팽배해지고 결국 부패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논쟁이 거세지자 한교총 지도부는 정기총회를 중단하고 20일 속회를 결정했다. 이후 소속 교단 대표 지도자 등과 협의 끝에 공동 대표회장제는 유지하되 법적 대표성을 가진 단독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내용으로 정관 개정안을 재정비해 합의했다.

그러나 1인 대표회장 체제에 한교총 외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개신교 시민단체 교회개혁연대는 ‘한교총의 1인 대표회장 체제 전환을 반대하며 한교총 한국교회 회복의 걸림돌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교총 일부 기득권층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함이라며 체제 전환을 이야기 하지만 이면에는 정치권력과의 유착으로 돈과 권력을 지속하기 위한 욕망이 꿈틀대고 있다”며 “강력한 이익집단화를 통해 교회연합운동을 로비스트 활동으로 전락시키려는 행태를 좌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리다툼으로 만신창이가 된 한기총의 쇠퇴와 이로 인해 한국교회로부터 돌아선 시민사회를 목도 했음에도 그 행보가 다르지 않다”며 “한교총도 (한기총처럼) 부패의 역사를 이어갈 처지에 놓여있다”고 개탄했다.

류 대표회장의 취임 이후에도 한교총이 ‘독단적 리더쉽’을 택했다는 일각의 따가운 시선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직전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을 맡았던 소강석 목사는 이날 “한교총은 독단적인 리더십이 아니다”라며 “류영모 대표회장님이 독주하지 못하도록 4인의 공동대표회장님들과 테이블 리더십을 이루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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