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내부의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연내 통합이 물 건너갔다. 각 기관이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통합 요구 조건이 끝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무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3일 한교총 상임회장단 및 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출처: 소강석 목사 페이스북 캡처)
교계 내부의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연내 통합이 물 건너갔다. 각 기관이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통합 요구 조건이 끝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무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3일 한교총 상임회장단 및 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출처: 소강석 목사 페이스북 캡처)

한교총, 상임회장·임원 회의서

통합 논의 다음 회기로 넘겨

데드 라인 2번 연장 했지만

각 기관 입장 끝내 합의 불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교계 내부의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연내 통합이 물 건너갔다.

각 기관이 통합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요구 사항이 끝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무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28일 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교회 연합기관 대통합을 주도해온 한교총은 최근 상임회장단 회의 및 임원회의를 열고 연합기관 통합을 내년으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당초 목표했던 올해 통합이 무산된 것이다.

한교총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모든 땀과 마지막 호흡까지 바친단 일념으로 뛰고 뛰었지만 한기총, 한교연과의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며 “그러나 한교총 상임회의와 임원회의에서 통합은 다음 회기에도 꼭 하기로 결의했고, 미래발전위원회 대신 통합추진위원회를 조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통합추진위원회에 전권을 주겠단 계획이지만, 이 같은 안은 내달 2일 열리는 총회 결의를 거쳐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교총은 앞서 지난 8월 기관통합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연합기관 통합 추진을 본격화 했다. 그러나 정해진 기한 내에도 통합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활동을 종료하고, 미래발전위원회를 조직해 통합 안건을 지난 20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 문제는 한국교회 위기론이 불거지며 ‘하나’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각 기관에서 제시한 통합 조건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답보 상태에 빠졌다.

교계 내에서도 한국교회 통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연합기관 한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교회 통합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있긴 하지만, 집행부 통합이나 재산 문제 등에 각각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연합기관 통합 전제 조건인 이단 문제에 대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하면서 진통이 컸다.

한교총은 통합의 선결 조건으로 한기총에 이단 시비가 있는 7개 회원 교단의 행정 보류 및 이단대책위원회 재조사를 요청했지만 한기총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한기총은 3개 교단만 행정보류를 결정했으며 오히려 한교총 내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교단들의 WCC 탈퇴와 교류 단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교총 내 WCC 가입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다. 모두 대형 교단들로 사실상 한교총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교연의 경우 통합 논의 시작부터 엇박자를 보였다. 한교연이 “임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한기총이 회복한 후 통합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돌연 통합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이에 당초 지난 9월 3일 3개 연합기관 대표회장 간 첫 만남도 불발 됐다.

지난달 25일 진통을 겨우 딛고 3개 연합기관 대표회장들이 모였지만 세부적인 협의와 관련해 여전히 입장차를 보였다.

이날 한기총은 “하나되는 단체의 명칭을 반드시 한기총으로 해야 한다”며 한기총 타이틀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교연과 한교총이 통합 후 법인명을 ‘한기총’으로 할 일은 만무하다.

새 통합기관이 새로운 임원으로 구성되더라도 법인명이 한기총일 경우 외부에선 기존의 한기총으로 ‘헤쳐 모여’하는 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대표회장 금권선거’ ‘이단 회원교단 가입’이란 불명예가 꼬리표처럼 달려 있다. 또한 개신교계 안팎에서 유명무실한 연합기관으로 이미지가 추락된 지 오래다.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이 다시 먼길을 떠난 가운데 교인 사이에서는 연합기관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 협의회는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낮게 나타난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한국교회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 대정부·대사회를 향한 하나의 목소리를 위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건설과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세 개의 연합기관은 반드시 통합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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