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퍼링 300억 달러로 확대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장기화하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급진 정책으로 선회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시작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조기 종료해 내년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예정이다. 또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은 규모를 2배로 늘려 종료 시점을 기존의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진다.
연준은 15일(현지 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연준은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되며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국채 등 테이퍼링 축소 속도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전했다.
축소 규모를 늘림에 따라 경기부양책 종료 시점은 내년 3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기존 월 150억 달러에서 월 300억 달러로 늘리면서 종료 시점이 내년 3월께로 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는 내년 2022년 3회, 2023년 3회, 2024년 2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행 제로(0~0.25%) 수준의 기준금리는 2024년 말이면 2.1%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3개월 전인 9월 점도표에서는 내년에도 제로금리로 전망됐던 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FOMC는 상당히 매파적(통화긴축)으로 변했다.
이는 다수 경제학자가 예상했던 것과 일치했으나 금리 인상 부분에서는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파른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결정은 인플레이션 압박과 고용 개선에 따른 결정이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최근 몇 개월 동안 고용 성장이 견조했고 실업률을 상당히 떨어졌다”며 인플레이션 전개와 고용시장의 추가 개선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해 ‘일시적(transitory)’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그간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코로나 극복 국면에서 야기된 수요 병목 현상에 따른 일시적 문제라고 규정해 왔다.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대신 “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목표) 2%를 넘긴 가운데 고용시장 환경이 완전고용이라는 목표에 맞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제로수준의) 금리범주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제전망에서 올해 인플레이션(개인소비지출) 전망치는 지난 9월 4.2%에서 5.3%로 1%p 이상 상향됐다. 내년 인플레이션은 기존 2.2%에서 2.6%로, 내후년 인플레이션은 2.2%에서 2.3%로 각각 높아졌다.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5.9%에서 5.5%로 내려왔지만 내년 3.8%에서 4.0%로 올라왔다. 내후년 성장률은 2.5%에서 2.2%로 하향됐다. 실업률은 올해 4.8%에서 4.3%로, 내년 3.8%에서 3.5%로 낮춰 전망됐다. 내후년 실업률은 3.5%로 동일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3일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 11월과 12월에 한해 월간 순자산 매입을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 각각 줄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왔다.
당시만 해도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란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말 상원 회의에 참석해 테이퍼링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8%로 약 40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원자재 가격 인상과 임금 인상 등 치솟은 물가가 더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연준의 결정에도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달러화의 가치가 소폭 상승했다. 오전 4시 55분(한국시간) 기준 다우지수는 0.32% 올라 3만 5659에, 나스닥지수는 0.19% 올라 1만 5266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의 경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도지코인은 빗썸에서 각각 6079만원, 495만원, 1025원, 228원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