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5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5

한은 설문조사 결과

“3년 안에 충격 발생 가능성 높다” 응답자 늘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내외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현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를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함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지목했다.

한국은행이 8일 공개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금융기관 종사자 80명 중 가장 많은 응답자가 높은 가계부채 수준(16명, 20%)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16명)을 가장 큰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국내 금융기관 임직원, 금융·경제 관련 연구소 및 협회 직원, 대학교수, 해외 금융기관의 한국 투자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지난달 9∼22일 진행됐다.

올 2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4.2%로 나타났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7%로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8개월째 2% 이상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8월(2.2%)~2012년 6월(2.2%) 이후 9년 만에 최장기간 물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또 2개월 연속 3%대이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지목한 응답자(7%)가 뒤를 이어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았다.

장기적인 시장금리 상승과 코로나19 지원조치 종료 후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를 1순위 리스크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각각 5%였다. 응답자 4%는 주요국의 경기회복 부진을 꼽기도 했다.

올 상반기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됐던 코로나19 재확산·백신 접종 지연 가능성, 미국-중국 갈등 심화 등은 순위권(상위 6개)에서 제외됐다.

위험 순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응답 빈도수(5가지 요인 복수응답)만 봤을 때도,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55%)과 높은 가계부채(53%)가 1, 2순위였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42%)과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36%), 장기적인 시장금리 상승(24%), 글로벌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23%)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장기적인 시장금리 상승, 글로벌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이 단기(1년 이내)에 현재화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1∼3년(중기) 리스크 요인으로 분류했다.

1년 내 금융시스템에 대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응답자는 올 상반기 9%에서 12%로 늘었고, 낮다고 본 응답자는 47%에서 39%로 줄었다. 1∼3년 이내에 금융시장에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중 역시 29%에서 36%로 늘었고, 낮다고 답한 비중은 28%에서 25%로 줄었다.

응답자들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며, 코로나19 관련 지원 조치를 종료하더라도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은 지속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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