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하며 2,930대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3.83포인트(1.47%) 내린 2,936.44에 마감하며 나흘 연속 하락했다. (출처: 연합뉴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하며 2,930대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3.83포인트(1.47%) 내린 2,936.44에 마감하며 나흘 연속 하락했다. (출처: 연합뉴스)

기업공개(IPO)란?

‘Initial Public Offering’의 약자로 외부 투자자가 공개적으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기업이 자사의 주식과 경영 내역을 시장에 공개하는 것이다. 주식을 공개하는 것은 기업의 주식을 증권시장에 공식적으로 등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진행하며서 기업은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며, 기업 정보자료가 공시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또 엄격한 상장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신뢰와 평판이 상승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의 소유권이 시장에서 매매 대상이 되는 만큼 경영권이 분산될 위험이 있으며,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응해 정부가 유동성을 크게 늘리고, 시중에 풀린 돈이 IPO 공모주 시장으로 쏠리면서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 내년에도 IPO 대어들이 연달아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참신한 상장 신인들의 등장으로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되면서도, 연이은 초대형 IPO로 주식 수가 크게 늘어 이를 소화해야 하는 증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역대급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을 비롯해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에 도전하는 초대어급 IPO가 줄줄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IPO 공모금액 역대 최대치

올해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상장에 나섰고,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이달 말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109개, 누적 공모 금액은 17조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10년의 8조 8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규모다.

이러한 규모는 크래프톤(4조 3000억원)과 카카오뱅크(2조 6000억원), SKIET(2조 2000억원) 등 조 단위의 초대어가 줄줄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가능했다. 역대 공모 금액 상위 10개사 중 5개사인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IET, 카카오페이, SK바사도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이었다.

이번 달 기준 공모 시가총액도 87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 규모인 2010년(36조 6000억원)의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역대 공모 시총 1위도 삼성생명(22조원)에서 크래프톤(24조 4000억원)으로 바뀌는 일도 발생했다.

◆균등배정·상장조건 완화 영향받아

올해 IPO 시장이 커진 것은 일명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을 받았다. 올해 초 코스피의 강세 속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늘었고, 올해부터 청약 물량 50%를 균등배정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2020 공모주 개편안으로 지난해 IPO 시장과 가장 달라진 점으로 꼽히는 것이 균등배정이다. 개편안 전까지는 일반투자자 물량에서 경쟁률대로 배분하는 비례배정으로 배분했다. 이에 따라 공모주 투자는 목돈 투자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일반 투자자의 물량 절반이 최소수량 투자로도 받을 수 있도록 개편했다.

실제로 균등배정의 영향으로 유가증권시장 내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은 2019년 48%에서 지난 2020년 66%, 올해 10월 기준 64%로 늘었다. 주식 활동 계좌 수 역시 지난 2020년 말 3550만개에서 5360만개로 급증했다.

또 코스피 상장 문턱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거래소는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에 다른 경영성과 없이도 공모 예정가액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조원만 넘으면 상장할 수 있는 단독 요건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와 4차 산업,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형 기업이 상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공모 후 상장 기간 단축 등 심사 프로세스도 완화한 것도 주효했다.

◆내년에도 IPO 시장은 뜨거울까

하반기 들어 국내 금리 인상과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대외 변수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IPO 시장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시총은 늘어나고 있지만 지수가 장기간 박스권에 갇히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에도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에 도전하는 초대형 IPO가 줄줄이 진행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오는 29일 LG엔솔의 상장 예비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면 다음 달 초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내년 1월 말에 IPO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은 당초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했으나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리콜 사태 등으로 일정이 다소 연기됐다. 배터리 수주 잔액 기준 세계 1위인 LG엔솔의 공모 규모는 10조~15조원으로 관측된다. 이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SG닷컴 등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IPO 후보군이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연이은 초대형 IPO 공급 물량이 이를 소화해야 하는 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980조 5432억원에서 2199조 9560억원으로 11.1% 급증한 반면 지수는 지난해 말(2873.47) 대비 3.7% 상승한 2980.27에 그쳤다.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이 시가총액 증가율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지수와 시총의 괴리가 생긴 것은 연이은 초대형 IPO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장된 기업 20개의 공모가 기준 시총은 87조원으로 지난해 말 시총의 4.4%에 일렀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 실적 증가율 둔화와 공급망 병목, 테이퍼링과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등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IPO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좋아지기 위해선 거시경제 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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