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KB금융그룹) ⓒ천지일보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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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평균 금융자산 66.6억원

주식·부동산 상승에 자산 확대

7억 있어도 ‘난 부자 아냐’ 82%

자산 59% 부동산·37% 금융자산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거의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019년 말(추정치 35만 4000명)보다 3만 9000명(10.9%)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오르며 주식 가치가 상승했고, 아파트 가격이 뛰면서 부동산 비중이 확대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4일 발표한 ‘2021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는 총 39만 3000명, 전체 인구의 0.76%로 추정됐다.

지난해 한국 부자 수는 2019년보다 10.9% 증가하며 2017년(14.4%)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2019년 말 2198에서 지난해 말 2873로 30.8% 급등하면서 주식 가치가 상승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지수가 급등하면서 부자의 금융자산 규모도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618조원으로 1년 사이 21.6% 급증해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제공: KB금융그룹) ⓒ천지일보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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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비중 역시 부동산 가치의 상승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 부자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거주주택의 비중이 29.1%로 가장 컸고 빌딩·상가 비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부자들은 보유한 총자산 규모가 클수록 토지·임야, 회원권, 채권, 예술품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확대했다.

자산 규모별로 부자의 90.9%(35만 7000명)가 ‘10억~100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분류됐다. ‘100억~30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7.2%(2만 8000명),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0%(7800명)을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각각 916조원, 498조원, 1204조원으로 추정됐다. 한국 전체 가계 금융자산(428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1.4%, 11.6%, 28.1%다.

한국 부자 10명 중 7명(70.4%)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수도권에서 2만 7000명이 늘었다. 서울이 17만 9000(45.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8만 6000명, 부산 2만 9000명, 대구 1만 8000명, 인천 1만 1000명 등으로 집계됐다.

서울 내에서는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 부자의 45.7%가 집중됐다. 그 외 강북 지역에 33.5%, 강남 3구를 제외한 강남지역에 30.9%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년간 강남 3구에서 5500명의 부자가 늘었다.

(제공: KB금융그룹) ⓒ천지일보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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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집중도는 서울이 압도적으로 높고 광주, 부산, 대전, 대구, 제주, 경기, 인천 순이었다. 서울 내에선 강남, 서초, 종로, 성북, 용산, 영등포의 부의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 총자산은 100억원이며 최소 연 소득은 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 부동산자산은 50억원, 최소 금융자산은 30억원이었다. 한국 부자 중에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38.8%에 그쳤다.

한국 부자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천은 노동에 의한 ‘사업소득’(41.8%)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부동산 투자(21.3%), 상속·증여(17.8%), 금융투자(12.3%), 근로소득(6.8%)이었다.

한국 부자들은 종잣돈의 최소 규모를 5억원으로 봤다. 최소 종잣돈을 모은 시기는 평균 42세였다. 부자들이 종잣돈을 마련한 방법은 주식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거주용 주택, 거주용 외 아파트, 거주용 외 재건축 아파트, 상가 순이었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9%와 금융자산 36.6%로 구성됐다. 이외에는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부자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고가 아파트를 위시한 부동산 가치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2년 크게 늘었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이 부동산자산 78.2%와 금융자산 17.1%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의 2배 이상으로 높다.

이는 일반 가구의 자산이 대부분 시가 수억원 내외의 주택 한 채와 금융자산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부동산자산 비중이 부자에 비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29.3%가 해외자산 투자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해외자산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서’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 다변화가 필요하다’ 등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자산은 해외 펀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펀드 투자 지역은 중국이다. 부자들이 투자하고 있는 해외 펀드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투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중국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베트남, 미국 등이 꼽혔다.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브라질, 서유럽,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 투자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높은 수익률만큼 큰 손실도 감내할 수 있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의 합이 올해 27.5%로 집계됐다. 지난해 22.3%보다 비중이 5.2%p 늘어났다. 이는 1년 새 부자들의 공격적 투자 성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56.3%)은 ‘대부분의 금융상품 차이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투자 지식 수준이 높다’고 답했다. 투자 지식에 대한 자신감은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강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부자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펀드와 주식 투자액을 작년보다 늘렸다. ‘주식 투자 규모를 키웠다’는 응답률은 지난해 28.3%에서 올해 40.0%로 11.7%p 높아졌다. 반면 주식 투자 규모를 줄인 경우는 1년 새 13.5%에서 7.3%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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