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6](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71317_789123_4503.jpg)
민심에서 밀린 尹, 당심으로 후보 선출
청년 당원, 탈당계 제출 인증 릴레이
화학적 결합 시도하지만 쉽지 않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되면서 후폭풍이 거세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선 홍준표 의원을 누르고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청년 당원들은 탈당계 제출까지 인증하며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각 50%씩 반영되는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47.85%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윤 후보를 거세게 추격했던 홍준표 의원은 41.50%를 기록했다.
당심과 민심은 엇갈렸다. 홍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48.1% 지지를 받으며 37.94%를 받은 윤 후보를 10%p 차 이상 앞섰지만, 당심 투표에서 34.80%에 그치며 윤 후보(57.77%)를 끝내 넘지 못했다.
◆둘로 쪼개진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를 만나는 등 2030과 화학적 봉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경선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의 지지자는 게시판에 “경선은 끝났고 이제 원팀이 돼야 한다. 이제 대장동 몸통인 이재명을 잡자”라며 “원팀으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 ‘어대윤(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홍 의원의 한 지지자는 “정권교체가 절실해 홍 후보를 위해 당에 가입했다. 왜 2030 세대가 등을 돌려 탈당하는지 생각해보라”면서 “이제 다시는 2030 세대의 마음을 잡기 어려울 것이고 이 글을 끝으로 저도 탈당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30대 당원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이준석 대표의 부임을 시작으로 외골수 홍 후보가 시대 흐름에 맞춰 젊은 층과의 소통 창구를 여는 등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며 “그런 모습을 오래 지켜보고 국민의힘에 표를 주겠다고 결심했지만 홍 후보가 탈락한 이상 정권교체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날을 세웠다. 이 당원 역시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을 역선택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윤 후보 측 분석에 불쾌감을 토로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작성자는 “홍 후보에게 향한 2030의 지지에 민주당 색을 입히며 역선택, 위장 당원 취급을 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의 지지세가 강한 인터넷 커뮤티니에서는 윤 후보의 선출 이후 국민의힘을 ‘노인의힘’, ‘구태의힘’, ‘당원의힘’, ‘도로한국당’ 등으로 지칭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동시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탈당 신고서를 작성해 게시하는 ‘인증’ 역시 앞다퉈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홈페이지에서 탈당 신고서를 발급받아 각 시도당에 팩스로 제출하면 탈당 절차가 완료된다.
2030 세대가 분노한 이유는 민심이 반영되지 않은 당심에 대한 분노로 읽힌다. 당원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중장년·노년층이 당원 투표에서 윤 후보에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면서 20‧30세대가 지지하는 홍 의원이 낙마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후 원팀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악재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자 尹 후보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윤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57.77%(21만 34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37.94%를 얻었다. 전체 득표율은 47.85%이며 최종 합산 결과 34만 7963표를 얻었다. 2위 홍준표 후보는 41.50%(선거인단 34.80%, 여론조사 48.21%), 3위 유승민 후보는 7.47%(선거인단 4.27%, 여론조사 10.67%), 4위 원희룡 후보는 3.17%(선거인단 3.16%, 여론조사 3.19%)를 확보했다. ⓒ천지일보 2021.11.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71317_789125_4503.jpg)
◆윤석열 본인과 캠프 인사 실언에 2030 분노 커져
이들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사태이기도 했다.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주호영 선대위원장은 지난달 19일 “20~30대는 정치인들의 그 이전의 일들은 잘 기억하지 못하고 지금 가까이 뉴스를 접하고 보는, 이런 것만 가지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 본인도 당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두고 ‘위장당원’이라고 발언하면서 2030 세대를 포함한 당원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윤 후보 캠프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을 두고 “중도 확장성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이라고 주장하면서 홍 의원의 지지층의 분노를 샀다.
윤 후보는 이날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이준석 대표와 점심식사를 하며 추후 대선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2030 세대의 집단 탈당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경선에서 지지 후보가 각자 달라, 낙선한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 중에는 낙담해 탈당 등 행동을 하시는 모습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0‧30 세대의 지지는 어느 특정 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윤 후보가 앞으로 젊은 세대가 어떤 것을 바라는지 이해하고 노력하면 각종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를 여러 번 만나면서 윤 후보의 정치에 대한 관점이 젊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소구력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당에 큰 지지를 보여줬던 2030세대가 앞으로 더 많은 지지를 보낼 수 있도록 윤 후보와 제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윤 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이 대표에게 떠넘기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20‧30의 민심을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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