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던 중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8.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08/752405_766804_3327.jpg)
민정기 전 비서관, 사자명예훼손 재판 증인 출석해 설명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7년 전부터 기억력 감퇴를 보였고 지금은 재판을 받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30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전 씨가 7년 전부터 기억력 감퇴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민씨는 법정에서 2014년 봄 전씨의 구술을 토대로 회고록을 편집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4년 무렵 전 대통령이 이미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고 있었느냐”는 전씨 변호인의 질문에 “자꾸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나이 탓일 것으로 생각했다. 깜빡깜빡했지만 중국에도 두 번 가고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답했다.
민씨는 또 전 씨가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예를 들면 몇십 년 전 배운 바둑 실력은 그대로인데 5분 전 나와 바둑둔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며 “같은 장소에서 바둑 두며 차도 마셨는데 저더러 ‘혹시 바둑 둘 줄 아나?’라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형사 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에 올 때도 차 안에서 수십 번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민씨는 “불과 몇 분 전 말씀 드렸을 때 다 알아들었는데 또 ‘광주 가느냐. 이 재판이 뭐냐’고 묻는다. 오래전 기억도 사라지고 있지만 최근 기억은 저장 자체가 안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병원에서 퇴원한 후 사저로 돌아왔을 때도 “입원했다가 퇴원한 사실을 모르고 줄곧 사저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2017년 4월 회고록 출판 당시 기억력 등이 온전하지 않아 회고록 내용에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에 관해서는 2005년부터 전씨 가족과 비서관들이 조금씩 구술 녹취록을 만들어 2014년께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지난 9일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정한 이후 13일에 입원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지난 25일 퇴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