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2분기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소득 하위 20%인 저소득층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줄었지만 물가는 계속 상승하면서 2분기 네 집 중 한 집은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은 적자 살림을 기록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는 올해 2분기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에 지출한 월평균 금액은 24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1분위 가구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7%)을 크게 웃돈다.
1분위 가구는 2~5분위 가구보다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더 적은 돈을 썼다. 그러나 한 달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가 21.2%로 가장 높다.
2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28만 5000원(+6.8%)을 썼다. 3분위는 34만 7000원(+0.9%), 4분위는 44만 1000원(-3.8%), 5분위는 54만원(+1.2%) 등이다. 소득이 낮은 가구의 지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식료품·비주류 음료는 대표적인 필수 지출 항목 중 하나다. 물가가 올라도 절약하는데 한계가 있다.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2분기에만 11.9% 뛰어올라 1991년(12.5%) 이후 30년 만의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품목별로는 계란이 57.0% 급등해 2017년 7월(64.8%)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계란 가격은 올해 1월(15.2%)부터 7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외 사과(60.7%), 배(52.9%), 포도(14.1%), 수박(8.7%) 등 과일과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7.7%), 닭고기(7.5%) 등 고기류, 마늘(45.9%), 고춧가루(34.4%), 부추(12.2%), 미나리(11.7%)를 비롯한 각종 채소류도 가격이 두루 뛰었다.
1분위 가구는 2∼5분위 가구보다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더 적은 돈을 쓰지만, 한 달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가 21.2%로 가장 높다.
2분기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7.3% 뛰었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5%)의 거의 3배다. 곡물, 빵·떡류, 육류, 육류가공품, 신선수산동물, 유제품 및 알, 과일류, 채소류 등 주요 식품이 두루 올랐다.
1분위 가구 가운데 2분기에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적자가구 비율(55.3%)은 1년 전보다 8.2%p 올랐다. 식료품 물가 상승 등이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 효과를 낳았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영향이 사라지면서 모든 소득분위에서 적자가구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1분위의 상승 폭이 컸다.
1분위 가구의 흑자액(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값)은 –34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68.4% 줄었다. 전체 가구의 흑자액은 1년 전보다 13.7% 줄어든 97만 9000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