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삼아 훔친’ 가상화폐 7100억원?… 해커들, 대부분 반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업체인 폴리네트워크(Poly Network)에서 6억 1000만 달러(약 71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빼돌린 해커가 훔친 자산을 대부분 돌려줬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커들은 이번 주 초 해킹을 당했던 폴리네트워크가 해커들로부터 도난당한 6억 1000만 달러의 자산을 거의 대부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폴리네트워크는 회사가 관리하는 ‘다중서명 지갑’으로 자금을 돌려받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윤리적인 ‘화이트햇(white hat)’ 해커가 가상화폐를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햇 해커는 기업 시스템 보호 등 유익한 일을 하는 해커를 가리킨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일 한 해커가 폴리네트워크 시스템 결함을 이용해 가입자들이 보유한 이더리움 등 다수의 가상화폐를 훔쳐가면서 벌어졌다. 총 6억 달러가 넘는 피해 규모는 가상화폐 해킹 사상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폴리네트워크가 아직 반환받지 못한 유일한 가상화폐는 주초에 동결된 3300만 달러 규모의 테더뿐이라고 밝혔다.

폴리네트워크는 “반환 절차가 아직 완료된 것은 아니다”며 “사용자 자산의 안전한 복구를 위해 ‘하얀 모자’와의 대화를 유지하고 정확한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커는 “가상화폐를 돌려달라”는 폴리네트워크의 촉구에 다음 날 거의 절반을 돌려준 데 이어 이날까지 거의 전액을 반환했다.

범행을 자처한 한 해커는 이번 사건이 “장난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그는 “버그(프로그램 오류)를 발견했을 때 복잡한 심경이었다”며 “내가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믿을 수 있는 계좌로 옮겨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를 훔칠 의도가 아니라 오류를 바로잡을 때까지 대신 안전하게 보관한 것뿐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