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시장 주도로 하도록 해야”
공급탄력 떨어져 실효성도 물음표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가 집값 고점론을 내세웠다가 부정적 여론이 잇따르자 깜짝 공급카드를 내놨다. 그러나 아파트를 짓는 데는 시간이 오래 소요되기 때문에 공급탄력이 떨어져 실효성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수도권 주택공급 촉진 차원에서 남양주시 소재 군부대 이전부지를 활용한 약 3200가구 규모의 부지 공급 세부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12일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위탁 및 개발계획을 의결·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권에 13만호 부지를 공급하는 8.4대책의 그간 진행 상황을 종합 점검하고 일각의 우려가 불식되도록 추진 속도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8.4대책에서 제시된 공급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홍 부총리는 “3만 3천호 신규택지는 개발 기본방향 등이 포함된 개발 구상이 모두 마련됐으며 부지별로 관계기관 협의, 세부 사업계획 수립, 실시 설계 등이 착실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태릉CC·과천 부지에 대해서는 이달 중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며, 마곡 미매각 부지는 올해 중 설계를 거쳐 내년 7월부터 순차 착공한다고 설명했다. 조달청 부지는 수서역세권 대체청사 부지와 신축 전 임시 이전을 위한 청사수급 관리 계획이 승인됐으며, 예산을 확보해 내년 말까지 임시청사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공재개발·재건축(8.4대책 7만호)은 총 32곳, 3만 4천호 후보지를 발굴해 그중 2곳은 시행자 지정 완료, 3곳은 지구 지정을 위한 3분의2 동의를 확보한 상황으로, 하반기에도 지구 지정 등 후속 조치와 추가 발굴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사업 고밀화(2만 4천호)도 자족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 용적률 상향을 반영한 3기 신도시 지구 계획을 연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족 기능 확보·강화를 위한 도시시설지원용지 비율 등은 기존 계획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11.19 전세대책과 관련해선 올해 총 3만 6천호의 신축 공급물량 중 7월 말까지 매입 약정 등을 통해 신규주택 7천호를 확보했으며 현재까지 접수된 2만 1천호 매입 신청물량에 대해서도 심사가 완료되는대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용산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7.2](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08/747005_760510_2821.jpg)
정부는 그간 공급대책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이같이 ‘신규 주택부지’ 카드로 분위기 전환에 나서려는 의도로 깜짝 공급대책을 발표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아파트라는 것은 민간이 90% 공공이 10%를 차지한다. 따라서 민간 건설사가 주도해서 하도록 해야지, 정부가 자꾸 공공이 주도해서 하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공사) 아파트는 전부 분양가 상한제에 묶여 평당 500만원을 넘어갈 수 없어 건축자재나 품질에 있어 민간기업보다 많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고급스러운 아파트를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겐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산에 10만호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도 서울 그 좋은 땅에 민간아파트와 임대아파트를 8대 2 비율로 섞는다던가 해야지, 전부 임대아파트로 지으면 주택환경이 안좋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간과 공공이 함께 아파트 건축을 하도록 해야하겠으며 정부 주도로 하는 것은 결국 민간시장을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재건축이 필요한 400여개의 아파트를 규제로 다 묶어놨다. 지금부터 건설하더라도 아파트는 10년 뒤에나 공급되기에, 그 공급탄력성이 굉장히 낮은 특수성을 모르고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3년 내 입주할 집이 없으니 결국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면서 “공급이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은 다행이지만 재건축도 자꾸 공공으로 하려고 하다 보니 조합원들의 반대에 막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민간시장 위주로 해야 된다는 것을 빨리 깨닫길 바랄 뿐이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새마을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가운데 재건축조합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제공: 오세훈 캠프) ⓒ천지일보 2021.3.26](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08/747005_760511_282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