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하태경, 최승재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 재정립과 손실 전액 보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하태경, 최승재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 재정립과 손실 전액 보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0

국민재난금에는 11조원, 피해 소상공인에는 5조 3천억원 예산 책정

자영업자 절규에도, 당정 ‘전국민 지급 vs 80%만’ 놓고 5개월간 기싸움

-핵심요약-

◆자영업자들 청와대게시판에 절규 목소리

정부의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결국 폐업하거나 그 직전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한탄 섞인 목소리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이 그간 받은 지원금은 고작 100만~500만원에 불과하다.
 

◆전국민지급 놓고 당정 기싸움에만 몰두

절망에 빠진 자영업자들이 손실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정부를 향해 절규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이 정부와 여당은 올해 2월부터 지원금 지급을 놓고 ‘전국민에게 지급하자’와 ‘소득하위 80%만’을 놓고 상당기간 기싸움을 벌이다가 88.7%에 1인당 25만원 지급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자영업자들은 외면받아온 셈이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 조치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버티다가 한계에 부딪혀 폐업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강제적인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손님들을 제한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고, 야간영업 등도 제대로 하지 못해 매출은 줄고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고정지출비용으로 빚만 점점 쌓여갔다. 그래도 이들 자영업자들은 방역을 준수하고 따랐지만 커지는 피해에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놓였다. 이들에게 재난지원금이라고 들어온 비용은 고작 100만~500만원 수준이고,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르다가 발생한 피해이기 때문에 손실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호소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자’와 ‘소득하위 80%만’을 놓고 여당과 정부가 상당기간 기싸움을 하는 사이 자영업자들은 외면 받았다.
 

◆파산·폐업 자영업자들 절규 “보상은 누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파산 및 폐업을 하게 된, 또는 그 직전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수많은 절규의 목소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영업제한의 K-방역을 준수했지만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해 억울함을 호소한다.

사연에 따르면 호프집을 운영해온 한 자영업자는 늦은 밤과 새벽에 주로 매출이 발생했는데, 그 시간대에 장사를 할 수 없어 적자만 쌓여갔다. 임대보증금 1억원은 밀린 월세로 다 깎였고, 소상공인 지원금 1~3차까지는 상시고용인을 둬야 하는 조건 때문에 못받았고, 4차지원금만 3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 고정 임대료 1200만원과 그 외 1천만원이 넘는 관리비와 직원급여 등을 대출을 받아 버텨왔으나 더는 감당하기 어려워 폐업하게 됐다는 것이다.

레스토랑을 운영한 자영업자는 대출을 받아 버티다가 결국 올해 6월에 폐업을 했는데, 폐업했기 때문에 5차 지원금 대상에는 해당이 안되고 폐업자금만 겨우 50만원만 준다고 황당함을 호소했다. 1~4차 지원금 때도 폐업한 자영업자는 적용안되는 것은 마찬가지라 폐업한 사람에 대한 손실보상을 촉구했다.

당구장을 운영한다는 자영업자는 “그간 집합금지, 제한업종, 특히 수도권 소상공인은 피해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냐”며 “집합금지로 인해 소중한 가게를 놔두고 대리운전, 막노동, 야간택배 등의 ‘쓰리잡’을 뛰면서 대출금 상환과 임대료를 겨우 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소상공인들이 코로나를 증식시키고 키운 것도 아닌데 우리들은 어디서 보상받느냐”고 한탄했다.

20대 후반의 청년은 자신의 부모가 서울시에서 합법적인 유흥주점(1종)을 운영 중인데, 세금은 세금대로 나라에 잘 납부하는데, 집합금지 업종에다 지원금 대상에서도 빠지고 천한 업종 취급당하고 있다는 사연을 올렸다. 1년이 넘도록 사실상 수입이 없었지만 재난금으로 받은 금액은 고작 100만원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간 빚으로 버텨오다가 폐업 직전에 있다고 역시 보상을 호소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 계층 집중 지원 대책을 담은 4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을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2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2.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 계층 집중 지원 대책을 담은 4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을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2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2.27

◆당정은 일반국민 지원금 지급에만 몰두

이 같은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절절한 사연이 몇 개월 전부터 계속 올라왔지만 집권여당(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재난금 지원대상을 일반국민에 지급하는 데만 더 비중을 두고 팽팽하게 기싸움을 펼쳐왔다. 1차 전국민지원금 당시에도 총선을 앞두고 내수소비 진작을 위한 명분으로 진통 끝에 지급했다. 그 결과 여당은 총선에서 비례대표까지 합쳐 국회 180석이라는 사상 초유의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

내년 대선이 다가오자 여당은 또다시 전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냈다. 발화점이 된 것은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간담회를 가진 후였다. 명분은 코로나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은 국민에게 위로금과 내수진작 효과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국가예산을 아끼기 위해 소득하위 80%에만 지급하자고 반기를 들면서 상당기간 이를 두고 당정이 기싸움을 펼쳤다. 결국 5개월간의 진통 끝에 건강보험료 납부 기준으로 맞벌이 기준을 완하하면서 전체가구 88.7%에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아울러 소상공인 피해지원금(희망복지자금)은 작년 8월 16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5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또 이달 1일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개정안(손실보상법)’을 국회 통과시켜 10월 말부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자영업자에는 뒤늦게 생색내기 비판

그러나 5개월간 전국민지원금을 놓고 당정이 싸우는 사이 자영업자들은 거의 외면받은 채 피해가 커져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했다. 이들에게는 국민재난금 지원에 뒤늦게 ‘덤’으로 얹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는 23일 국민지원금이 포함된 34조 9천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켰다. 국민 88%에게 국민지원금을 나눠주는 데 11조원, 거리 두기 격상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178만명에게는 절반도 안 되는 5조 3천억원을 배정했다. 소상공인에게 배정된 예산금액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1년 반동안 고통받으며 쌓인 피해가 추산되는 것만 해도 200조가 넘는다. 11조원이나 되는 국민지원금을 보태도 부족한데, 그 절반도 안되는 금액만 지원한다는 것은 결국 대선을 포석에 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에게 피해에 비례해 손실을 보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막다른 골목에 이른 많은 자영자들이 회생 불가능할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자영업자들도 뿔이 났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와 국회는 희망회복자금을 통해 과거 집합금지, 집합제한에 대한 손실보상을 최대 2000만원으로 확정했으나, 이는 0.2%도 안되는 중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만 돌아갈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7월 이후의 집합금지, 집합제한에 대한 손실보상은 매장별 월 평균 40만원”이라며 “이는 시급 1300원에 불과해 정부의 최저시급 872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을 책정했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자영업자만 자꾸 때려잡고 손실보상은 거의 없는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을 보며, 우리 자영업 단체는 헌법에서 규정한 재산권은 무엇이고,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자란 국민인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확진자수 세기’에 기반한 자영업자 규제 일변도의 방역 방식에서 ‘치명률 기반 방역수칙 전환’과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비율 분석을 통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청원게시판에 올린 또 다른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들이 받는 지원금은 직원 한명 월급의 반도 안되는 금액”이라며 “단계만 강화하고 어느 한 부분도 우리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 마련의 내용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이어 “정부가 사람이 다니질 않는 상황을 만들었는데 우리 자영업자들은 매장을 지키기 위해 대출로 버텼고, 가게를 열었지만 오지 않을 손님을 계속 기다려야 하느냐”고 절망스러워했다.

정부가 3분기 내에 백신접종률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으나 현재 1차 접종률이 30%가 겨우 넘는 참담한 성적표를 내고 있다. 거리두기까지 강화했음에도 신규확진자 수는 하루 1천명대에서 줄지 않아 결국 방역도 실패하고 자영업자들만 망하게 만든 셈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협의회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추가경정 예산안을 논의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7.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협의회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추가경정 예산안을 논의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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