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RTD가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캔 커피 홍보 사진. (제공: 인스타그램 캡쳐)
스타벅스 RTD가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캔 커피 홍보 사진. (제공: 인스타그램 캡쳐)

집게손가락 모양에 지적多

잇따른 이미지수정·사과문

BBQ·교촌에 스타벅스까지

논란, 업계전반으로 확산돼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식품업계에 ‘남성 혐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GS25를 시작으로 이마트24, BBQ, 교촌치킨, 농심 등에 이어 이번엔 동서식품의 스타벅스 RDT다.

업체들은 줄줄이 이미지를 수정하고 해명 입장 및 사과문을 내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RTD는 지난 25일 공식 SNS에 캔 커피 제품 중 하나인 더블샷 에스프레소 크림 제품을 홍보하는 이미지를 게재했다.

사진 속에 캔 커피를 쥐려는 손의 그림자가 포함됐는데 이게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가락 포즈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후 스타벅스 RDT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금일 업로드 된 콘텐츠 이미지로 인해 오해와 논란을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며 “콘텐츠 제작에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콘텐츠는 여름 무더위를 주제로 더운 여름, 모래 위 커피를 잡는 모습을 손 그림자로 표현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논란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콘텐츠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여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1일 GS25는 가정의 달을 맞아 전용 모바일 앱에 ‘캠핑가자’ 이벤트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개 직후 해당 포스터의 손 모양 이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중심으로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GS25는 포스터는 수정했으나 항의가 줄지 않자 포스터를 삭제하고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매운동 여론이 형성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자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다. 홍보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는 징계를 받았으며 조 사장은 지난 1일 GS리테일 등기임원직을 내려놨다.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 돼 오는 2024년 3월까지 임기 2년 8개월여가 남은 조 사장이 물러난 것은 GS25가 올해만 몇 차례 남성 혐오 논란이 빚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논란은 GS25에 그치지 않고 같은 편의점업체인 이마트24까지 번졌다. 지난 5월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마트24의 ‘별도 따줄게’ 이벤트 이미지가 공유됐다. 오토바이를 탄 남성의 손가락 모양이 문제가 되자 이마트24는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남성의 두 손이 모두 핸들을 잡고 있는 모양으로 수정했다.

제너시스 BBQ 홈페이지 캡쳐.
제너시스 BBQ 홈페이지 캡쳐.

치킨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 달 7일 BBQ는 손으로 소떡의 소시지를 집는 그림의 소떡 홍보 이미지에서 손가락 모양 때문에 논란이 제기돼 홈페이지와 공식 SNS 등을 통해 “논란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아울러 한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황금올리브’ 치킨 포스터가 올라왔는데 포스터 속 일러스트로 표현된 여성의 손 모양도 문제가 됐다. BBQ는 전수조사하고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하며 파악되지 못한 부적절한 이미지도 제보받겠다는 입장이다.

교촌치킨의 경우 ‘오리지날 치킨’과 ‘레드콤보’를 두 손가락으로 집는 홍보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면서 이 같은 논란이 지적돼 해당 이미지를 삭제했다.

이 외에도 농심의 ‘누들푸들 체험단’ 관련 이미지, 오비맥주의 핸드앤몰트 로고와 제품 전면에 들어간 손가락 이미지 등도 동일한 남성 혐오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남성 혐오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무슨 지령이 떨어진 수준 같다’ ‘치킨업계도 페미들이 있군요’ ‘기업 이미지 우스워 보이는 것 한 순간’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손 모양’만 보고 무조건 남성 혐오와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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